2분기 실적 예상 밖 저조…수익성 향상 위해 고육지책
우리금융지주가 오는 27일 우리금융 예비입찰 마감을 앞두고 비상경영을 선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우리금융그룹은 수익성 증대를 위한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고강도의 긴축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Slim 경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그룹 측은 이번에 비상경영을 선포한 것은 "지난 6일 여수에서 열린 그룹 경영협의회에서 상반기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며 비상경영체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경영협의회에서 전 계열사별로 실적 발표가 이뤄졌는데 2분기 실적에서 연체율이 증가하는 등 기대한 것에 비해 실적이 크게 못 미쳤다"며 "이 상태로 방치하면 하반기도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예산절감과 수익성 제고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일부 손실을 낸 계열사 CEO에 대해 크게 문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Slim 경영’을 선포하고 지주회사 차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은 최대한 억제하고 유동성 확보 방안을 선제적으로 검토하며 불요불급한 비용 집행을 억제할 예정이다.
또 일정금액 이상의 투자계획은 수익 분석을 철저히 하도록 하는 등 그룹 전계열사의 비용절감 운동을 대대적으로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비상경영체제와는 별개로 우리금융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진행해 온 그룹 차원의 혁신노력을 통한 전략적 비용절감 운동인 원두혁신(OneDo)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원두혁신을 통해 지난 2년반 동안 총 17만 여건의 개선제안(직원 1인당 6.8건)과 함께 약 5000억원의 재무성과를 창출했다.
올해 1월부터는 그룹의 당기순이익 4000억원 추가 실현을 목표로 그룹 차원의 수익성강화 TFT를 운영, 숨어있는 1%의 수익원을 발굴하는 노력을 경주하며 올 상반기까지 약 2000억원 가량의 추가 수익 창출을 거뒀다.
하지만 우리금융의 비상경영체제 선포는 우리금융에 대한 예비입찰을 불과 1주일 남겨둔 상황에서 벌어진데다가, 오는 30일 우리금융 졸속 매각 반대 등을 이슈로 내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총파업을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금융권은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다.
이를 의식한 듯 우리금융 관계자는 "비상경영 선언이 예비입찰을 의식하고 한 것은 아니다"며 "단지 하반기 경영성과를 올리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이해해 달라"고 답변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임직원의 급여 20% 반납 등 고강도의 긴축경영을 단행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비상경영에서 임금반납 등 고강도 긴축까지는 이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3분기까지 긴축경영으로 수익성을 최대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지만 지난 2008년과 같은 임금반납 등의 고강도 대책을 포함시킬 경우 노조 측의 강한 반발에 부딪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금융권 최초로 비상상황실을 가동한 바 있다"며 "현재의 위기상황 극복 뿐 아니라 금융권의 저성장·저수익 구조 고착에 대비하기 위해 앞으로도 혁신노력을 통한 수익증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