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24일 신대일제지공업, 영풍제지, 천일제지 등 3개 지관원지 제조·판매업체의 가격담합혐의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91억27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지관원지(Core paper, 紙罐原紙)란 금속박, 직물 등을 두루마리 형태로 감을 때 그 내부에 사용하는 원통형의 심봉을 만드는 종이재료로, 제조원가에서 펄프 등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50% 내외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지관원지 시장은 현재 이들 3개 회사가 9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전형적인 과점시장으로 담합 발생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분야로 알려져 있다.
공정위 조사결과 적발된 업체는 단독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감을 피하고 원재료 가격변동 등 외부영향에 공동으로 대응할 목적으로 담합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중국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지관원지 원재료 가운데 하나인 중국의 고지(故紙)수요가 늘어나면서 2007년 1분기~2008년 3분기 사이 국내고지 및 국외고지 가격이 급등하자 업체들은 가격을 올리기로 담합했다.
실제로 영풍제지 영업부장과 천일제지 고위임원 등은 이 기간 사무실 근처 식당 등에서 8차례 회합을 갖고, 지관원지 품목별 가격을 4차례에 걸쳐 인상토록 합의한 뒤, 이를 실행에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대일제지공업 고위임원과 영업직원도 같은 기간 영풍제지와 천일제지 영업직원과 가격인상계획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공동으로 4차례에 걸쳐 지관원지 중 일반지 가격을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신대일제지공업 10억5000만원, 영풍제지 39억7200만원, 천일제지 41억500만원 등 총 91억2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향후 법 위반행위 금지명령과 정보교환 행위 금지명령을 내렸다.
공정위 김재신 카르텔총괄과장은 "국내 지관원지 시장에서 90% 이상으로서 절대적인 시장지배력을 가진 3개 사업자의 가격담합행위를 적발하고 시정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이번 제재로 국내 지관원지 시장에서 가격경쟁, 생산·공급경쟁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