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기획재정부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한 여·야 의원들은 최근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른 가계부채 문제를 중심으로 내수경기 활성화 등 주요 민생분야와 관련된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우선 지난주 토요일 청와대가 주재한 내수활성화 관련 끝장토론에서 나온 정책 가운데 하나인 DTI(총부채상황비율) 완화 문제와 관련된 질의들이 이어졌다.
민주통합당 윤호중 의원은 "DTI 규제를 완화한다는 의미는 결국 은행에서 더 빚을 내서 집을 사라는 것 아니냐"며 "이는 가계부채 연착륙을 도모하는 정책방향과 배치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통합진보당 박원석 의원은 "정부는 이미 2010년 이후 강남3구 제외하고 DTI를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했는데 그 결과 그해 1분기 동안 무려 가계부채가 20조원이나 늘었으며 집값도 안정화 되지 않는 역효과가 발생했다"며 "대출구조를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정책을 왜 쓰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안종범 의원도 "DTI를 좀 더 본격적으로 완화할지 여부도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고소득 퇴직자나 사회 초년생 등 DTI 규제로 인해 부당한 차별을 받는 일부 계층에 한해 규제완화를 검토하겠다는 의미"라며 "추가적으로 DTI 비율을 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끝장토론' 논의 결과물의 하나였던 골프장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에 대해서도 야권 의원의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결코 서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김현미 의원은 "골프장 개별소비세 인하정책은 서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서민들은 골프채 살 돈도 없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어 "이보다는 비정규직이나 서민들의 주머니에 돈이 들어갈 수 있는 임금인상 등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합진보당 박원석 의원도 "서민들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야 하는 대책이 필요한 상황인데 이와 동떨어진 골프장 개소세 감면으로 얼마나 소비가 활성화 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제민주화 논의의 일환으로 대기업들에게 과도하게 법인세를 깎아주고 있다는 부분도 거론됐다.
특히 이 문제에 있어서 재정부 세제실장을 역임한 윤영선 前 관세청장의 박사학위 논문에 수록된 2009년 기준 10대 그룹 법인세 인하현황(임시투자세액공제, R&D세액공제) 분석 자료가 도화선이 됐다.
민주통합당 홍종학 의원은 "논문에 따르면 현재 상위 10대 그룹이 내는 법인세 납부액은 전체 17.2% 정도인데, 이들이 가져가는 임시투자세액공제 감면액은 전체 53.2%, R&D 세액공제 감면액은 전체 42%"라며 "이런 측면에서 두 제도가 전형적인 대기업을 위한 세액공제 제도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도 "해당논문을 살펴봤는데 삼성전자의 경우 1조943억원의 법인세 납부액 가운데 8621억원을 임투공제와 R&D 공제로 감면받아 실효세율이 낮다. 법인세를 많이 내서 비과세 혜택을 많이 받는 것은 상식에 많지 않다"고 거들었다.
이와 더불어 일부 야당 의원들도 경제민주화 차원에서 대기업에게 주어지는 과도한 감세특혜를 줄여 이 부분을 반값 등록금 정책 등 서민분야 지원 대책에 전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의원들은 법인세 증세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결코 좋은 정책적 선택이 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해당 논문에서 적시한 10대 그룹이 법인세 17.2%를 낸다는 자료는 공식적인 자료가 아니며, 상위 1%의 법인의 법인세수가 전체 법인세수 비율의 80%이며, 세액공제율도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낮다는 것이 공식 통계"라고 반박했다.
정부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새누리당 류성걸 의원은 "당초 예산편성 과정에서 고려했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5%였는데, 지금은 3.3%로 하향 조정됐다. 최근 한국은행도 3.0%로 더 낮췄고 국제기구도 낮추는 추세이며 세계경제 여건도 불확실해 지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률 전망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박 장관은 "성장률 전망은 여러 국제기구의 경제전망을 기초로 우리나라의 수출전략과 경제상황 등을 감안해 통상 12월, 6월 두 차례 하고 있지만 최근 세계경기가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9월말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현실적인 전망치를 다시 제시 하겠다"고 답변했다.
경기 진작을 위해 민생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민주통합당 조정식 의원은 "경제가 어려우면 서민, 저소득층이 더 타격을 받을 것인데, 정부가 상반기 조기 재정집행으로 여력이 별로 남아있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민생 추경편성을 검토해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하반기 (추경 편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나, 현 시점이 국가재정법의 추경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고, 실제 추경을 편성해서 재정이 투입돼 효과를 볼 수 있는 시기도 한 두발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 이 밖에 추경이 초래할 여러 가지 사회적 비용 등을 고려할 때 조금은 신중한 입장"이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