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이상득 새누리당 전 의원과 김희중 청와대 제1부속실장 등 친인척·측근 비리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 형식으로 사과하고 고개를 숙였지만 여야는 물론 각계는 "민심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란 반응이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대통령의 사과는 너무 늦고, 알맹이가 없는 말로만 하는 사과에 그쳤다"면서 "무엇보다 대선자금에 대한 자기 고백이 없었고, 사실상 청와대가 주도한 민간인 불법 사찰에 대한 사과가 없어 매우 실망"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도 친인척·측근 비리 혐의라는 우리 정치의 고질적 병폐에서 예외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심히 안타깝다"면서 "반복되는 대통령 측근 비리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이정미 대변인도 "사과는 책임을 분명히 진다는 것을 밝혀야 하는 것이고, 실체적인 과오가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히 해야 진심이 느껴진다"면서 "민간인 불법사찰의 몸통과 저축은행 불법자금 등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사회계도 "대통령의 사과문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 없었다"는 반응이다.
이날 시민단체들은 "측근 비리의 수사 과정의 의심스러움이 여전히 남아있고, 사과문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떠나간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등의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네티즌들도 "사과를 하려면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얘기하는 것이 기본이다", "기자들의 질문도 없이 3분간 하고 싶은 말만 한 것이 무슨 사과인가", "사과를 할 때가 아니라 사퇴를 할 때다"는 등의 비판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다만 일부 네티즌들은 "진심어린 사과대로 국정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대통령이 고개 숙여 사과했으니 이후는 검찰 조사에 맡기자"는 의견도 있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것이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의 결말인가"라고 물으며, "이미 사과로 덮기에는 너무 멀리온 것 같다. 퇴임 후 사법처리를 받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