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내부 직원에 대한 소통부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25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는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로부터 소통부재 문제에 대해 집중 추궁을 당했다.
김 총재는 박원석 통합진보당 의원으로부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직원 사이버 사찰과 관련해 "총재의 개입이 있었냐"는 질문을 받고 "제가 개입한 것은 없다"고 답변을 했다.
사이버 사찰 논란은 한은 직원 내부게시판에 익명의 글에 대해 한은 법규실이 법무법인 광장과 세종에 법률질의서를 보낸 사건으로 한은 노조에서는 직원들의 정당한 언로를 차단하려는 사이버 사찰로 보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은은 법무법인에 보낸 법률질의서에서 "내부 게시판 게시글과 댓글 가운데 명예훼손·모욕 등 민형사상 책임이 성립하는 것은 어느 것인가, 이 경우 글을 작성한 직원에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또 "게시글과 댓글을 작성한 직원을 찾는 데 필요하면 IP 추적 등 기술적 조치를 하고자 하는데 이것이 법적으로 가능한가"라는 질의도 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문제가 된 게시글은 직원들의 인사와 처우 불만 등에 대한 내용인데 그것에 대해 명예훼손을 물을 수 있냐"며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유신정권도 아니고 도대체 한은이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그는 "독립된 중앙은행 조직에서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저해하는 사찰행위가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김 총재를 몰아 세웠다.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도 "직원 사이버 사찰 논란은 내부 일이지만 상당히 중요하다"며 "개인 간 정보보호도 중요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의사소통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총재는 "한 조직이 내부 소통 과정에서 어떻게 품위를 유지하고 소통하느냐가 문제였지 의사를 제한하려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또 그는 외부 법무법인에 법률질의서를 보낸 이유와 관련 "한은 부총재도 법대 출신이고 한은 법규실에 85명이 법 전공자"라며 "작은 행정도 일방적으로 하기보다 법 정신에 맞는지 확인해서 하라고 당부했고, 이런 점에서 이 부분 뿐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시도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승호 민주통합당 의원이 "한국은행은 최고 엘리트 집단으로 자존심이 높은데 공조직 내부에서 문제가 된 것을 법무법인에 문의를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냐"며 김 총재의 리더십과 소통을 문제 삼았다.
김 총재는 "유감스럽기 짝이 없다"며 "이 문제는 한은의 자율성과 독립성과는 상관이 없으며 단지 (게시글을 쓴 직원에 대해) 위협감을 줘서 못하게 했다는데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