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비중 늘어난 것은 법인 수가 늘었기 때문"
우리나라 기업의 법인세 부담률이 OECD 국가 중 4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는 기획재정부의 '법인세 인하론'을 둘러싼 논란이 참여연대의 공개질의를 통해 2라운드에 돌입한 모양새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25일 "기획재정부는 법인의 실효세율이 16.6%에 이르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실질적인 조세 정보가 공개돼 있지 않아 산출과정과 세제혜택 등을 알 수 없다"면서 기획재정부에 공개질의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우리나라의 법인세수가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OECD 회원국 중 4위에 속할 정도로 실효세 부담이 높다"면서 법인세 인상 불가론을 펼친 바 있다.
이에 한 매체에서는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 대비 법인세 비중은 2010년 기준 3.5%로 OECD 평균인 2.9%보다 높고, 노르웨이(9.7%), 룩셈부르크(5.3%), 뉴질랜드(3.9%)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나, 이는 경제력이 법인에 집중된 탓"이라고 보도했다.
또 "기업이익 중 노동소득분배율이 감소하고 있으며, 법인의 수와 법인의 이익이 늘어 법인세 비중이 증가한 것"이라며 "국민총소득이 5.5% 늘어났지만 기업의 소득은 26.8% 늘어나는 등 '부유한 기업, 가난한 가계'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이에 대해 반박 자료를 내고 "2011년 기업이익 중 노동소득분배율은 59%로 2003년과 같은 수준"이라면서 "우리나라의 실효법인세율은 세무조정 후 16.6%로 대기업 17.7%, 중소기업 13.3%"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GDP 대비 법인세 비중은 3.7%로 1995년 18위(2.3%)에서 2000년 16위(3.2%), 2009년 4위(3.7%) 등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며 "이는 법인세율 인하 경쟁 속에서 OECD 주요국의 법인세율 인하 폭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조세재정개혁센터는 공개질의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노동소득분배율은 2006년을 기점으로 하향추세로 전환했다"면서 "한국의 피용자보수율은 51.5%로 OECD 국가 중 8번째로 낮은 수준"이라며 기획재정부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또 정부가 참여연대가 산출한 실효법인세율에 대해 세무조정 전의 수치라고 반박한 것과 관련해선 "둘의 차이는 접근법 상의 문제이며, 일반 시민에게 세무조정 후의 기업 결산 자료에 대한 정보 접근이 차단돼 있어 이에 대한 공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법인세율에 대한 조사결과 "비재벌에 비해 재벌일수록, 중소기업에 비해 대기업일수록 실효법인세율이 낮아지며, 조세지원도 대기업과 재벌에 편중된다"면서 "한국의 실효노동세율은 OECD 평균의 55.8%에 불과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세재정개혁센터는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GDP 대비 법인세 비중이 높은 것은 재벌대기업으로 경제력집중이 심화됐고, 법인의 수가 늘었기 때문이지 개별기업의 세부담이 증가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와 같은 주장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