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판매시장 점유율 1위인 현대기아차의 핵심 계열사로 자동차 부품 납품을 사실상 전담하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하도급 업체들에게 부당하게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하다가 적발돼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현대모비스가 2008년 6월부터 2011년 5월까지 12개 수급사업자에 대해 부당하게 납품단가를 인하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2억95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2008년 6월~2009년 10월 사이 총 13건의 경쟁 입찰을 진행하면서 8개의 협력사를 상대로 최저 입찰가보다도 0.6~10.0% 낮게 대금을 책정했다.
이 과정에서 최저가 제시 업체는 입찰가를 기준으로 추가로 단가를 인하했고, 이외 업체들도 이 기준으로 추가로 납품단가를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0년 1월~2011년 5월 사이 4개 협력사에 대해 물량증가, 생산성향상, 공정개선, 약정인하 등 단가 인하 사유가 따로 없었음에도 최저 1.0%에서 19.0% 비율로 단가를 내려 수급업체에게 부담을 전가시켰다.
특히 고정플레이트(MOUNT’G PLATE) 등 4개 부품의 경우 실제 공급 물량이 기존 생산계획 기준보다 감소됐음에도 불구하고 미리 3~5년 치 약정인하율을 적용해서 납품단가를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현대모비스는 단가인하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실제 적용시점을 합의일 이전 9~23개월 소급해서 적용, 기존 입고 분까지 감액했다.
이에 공정위는 현대모비스에 22억9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본래 부당감액 분에 대한 지급명령도 포함될 예정이었으나 현대모비스가 12개 협력업체에게 15억9000만원을 자진 지급함에 따라 별도로 부과되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온 현대모비스가 부당 납품단가 인하행위를 한 사실을 확인해 시정 조치했다"며 "이번 조치를 계기로 자동차·부품업종에서의 불공정 하도급거래 행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 기간 중에 하도급법 위반행위를 한 혐의가 포착됨에 따라 협약기준에 따라 재평가를 실시해 감점처리 하고, 그 결과를 동반성장위원회에도 통보해서 동반지수 평가에도 반영되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