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2호 법안 '논란'
"지금은 경제민주화가 앞서는 때"…"재계반발 예상"
새누리당 내 재벌개혁을 위한 연구모임인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전날(25일)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자, 재계와 관련 정부부처의 반발은 물론, 당내에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경제민주화 2호 법안'이 재계의 반발에 직면한 데는 재벌이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다 적발될 시 주식처분이나 회사분할까지 포함한 강력한 명령이 포함돼서다. 또한, 일감 몰아주기로 얻은 경제적 이익을 받은 수혜기업에 대해서도 시정조치를 취할 수 있어 재계는 '재벌 때리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입법 움직임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 과세까지는 용인되지만 이보다 더 나아간 조치를 하면 다른 나라에서 누가 용납하겠나"며 "무역으로 먹고 살면서 북한식으로 우물 안 개구리처럼 할 수는 없다"고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입법을 비판한 바 있다.
이철행 전경련 기업정책팀장은 '일감 몰아주기 금지' 법안에 대해 "기업이 내부거래를 통해 사익을 편취할 목적이 있다는 것을 사전에 감별해 계열사 편입을 막는 다는 것은 신(神)의 영역이나 마찬가지"라며 "결국 사주나 그 가족은 계열사에 투자하지 말라는 얘긴데, 그렇게 되면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는 현상은 더욱 심화되는 모순을 안고 있다"고 반박했다.
대한상의 한 관계자도 "아직 전체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만큼 관련 언급이 부담스럽지만, 이번 2호 법안의 경우 다소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제민주화 2호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이종훈 의원은 "헌법에는 재산권 조항뿐 아니라 경제민주화 조항도 있다"며 "하지만 지금은 경제민주화 조항이 앞서는 때"라고 말했다.
경제민주화 실천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이혜훈 최고위원 역시 26일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재계의 반발을 예상 못한 것이 아니다"라며 "경제민주화 자체를 반대하지 않느냐"고 재계의 반발을 일축했다.
하지만, '경제민주화'가 당론임에도 '재벌 개혁'에 초점이 맞추어진 법안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정책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내놓은 법안이 꼭 당론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고 법안통과가 되기까지 당에서도 충분히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또 다른 '경제통'인 의원은 "경제민주화 정책이 여야 앞 다퉈 경쟁하다보니 재계의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는 법안이 나오는 것은 문제"라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당론이다 보니 그런 것을 말할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한편,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앞으로 재벌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을 둔 법안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경제민주화 3호 법안'으로 신규 순환출자에 대한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신규 순환출자 금지'를 주장, 당론으로 구체화 될 가능성이 높아 재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