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불성실 자료제출, 야당 의원들 '분통'
국세청장 "저축銀 비리 국세청 직원 연루, 면목 없다"
26일 진행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세청 업무보고에 참석한 여야 의원들은 우리나라 과세당국은 물론 최근 전 세계 과세당국이 척결을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역외탈세 척결을 위해 국세청이 더욱 효과적인 행정을 집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경제상황 악화로 세수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니 국세청이 세수확보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다만 국세청의 불성실한 자료제출 관행에 대한 날 선 지적이 쏟아지며 답변자로 나선 이현동 국세청장을 '진땀'나게 만들기도 했다.
민주통합당 홍종학 의원은 "역외탈세 방지에 대해 국세청이 노력하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전제한 뒤 "기업들이 조세피난처에 많은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있다는 것은 조세회피 목적이 있다고 봐야 한다. 이들 기업을 특별관리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인영 의원은 "선진국에서 일어나는 역외탈세보다 후진국에서 벌어지는 역외탈세가 더 많다. 역외탈세 가능성이 높은 후진국들과의 공조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도 "해외 조세피난처에 조세회피 목적의 법인을 설립하는 등 문제에 대해서 면밀한 실태조사는 물론 관세청과 정보교류를 할 필요가 있다"며 "성과에 너무 매몰되지 말고 호흡을 길게 해 내실있고 체계적인 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나성린 의원도 힘을 보탰다. 나 의원은 "역외탈세는 당연히 근절해야 한다. 국제공조는 물론 필요하면 (국회에)요청하라. 인원 증원 및 예산 지원을 할 테니 역외탈세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세금을 징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현동 국세청장은 "현재 역외탈세 세무조사는 첫 발걸음 단계다. 여러 문제들을 면밀히 살펴보겠다. 외국과의 정보교환 등을 위해 많이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국세청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야당인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이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민주통합당 최재성 의원은 "국세청이 국회의원을 기관과 개인의 관계로 설정하는 것 같다"며 "국회는 입법기관이고 국세청을 견제, 감시할 의무가 있다. 종이 한 장 안주면서 어떻게 의무를 수행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설훈 의원도 "18대 국회와 19대 국회는 완전히 달라졌다. 국세청장이 과거 형태로 하려면 큰 착각이다. 야당 요구에는 대충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고쳐라. 그렇지 않으면 그 직위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이 국세청장을 닦아 세우기도 했다.
세수확보 문제에 대한 논의도 제기됐다. 여야 의원들은 경제상황 악화가 세수확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국세청의 치밀한 세수관리를 주문했다. 이 국세청장은 "체납액 징수 강화 등 수단을 통해 세수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최근 저축은행 금품비리에 연루, 국세청 직원들이 구속된 것과 관련한 질타도 쏟아졌다. 특히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권력전환기에 국세청 직원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 국세청장이 (정치권에)줄 서면 국세청이 망하고 대한민국이 망한다.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국세청장은 "저축은행과 관련해 국세청 직원들이 연루된 것에 대해 기관장으로서 면목이 없고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조사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조사공무원의 재량권을 축소하는 등 비리소지를 사전에 차단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