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일 오찬을 하기로 결정됨에 따라 껄끄러웠던 두 사람간의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31일 "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2일 오찬 회동을 갖는다"면서 "이번 회동은 박 후보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박근혜 후보와의 대선 후보 당선 축하 통화에서 한번 만나자고 말한 적이 있다. 두 사람은 이번 단독 회담에서 민생 문제 등 국가 현안에 대해 두루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서 라이벌 관계였던 두 사람은 지난 5년간 갈등과 협력을 반복해 왔다.
2008년 18대 총선 공천과 2010년 세종시 수정안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었지만 박 후보가 두 차례에 걸쳐 특사 자격으로 외교에 나섰고, 2010년에는 회동을 통해 "이명박 정권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고 합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권 말기에 이를수록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를 꾀한 박근혜 후보는 결국 당의 쇄신책으로 '새누리당'이라는 당명 개정을 단행, '이명박 대통령 - 한나라당, 박근혜 - 새누리당' 이라는 구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새누리당 경선 과정에서도 박근혜 후보는 이 대통령의 측근 및 친인척 비리의혹을 염두에 둔 듯 '부정부패 척결'과 '깨끗한 정부'를 강조하며 현 정부와의 선긋기에 나섰다.
또 지난 21일 새누리당이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특검 도입과 민간인 사찰 의혹 국정 조사에 합의하면서 양 측의 관계는 더욱 악화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박근혜 후보는 이번 회동 제안으로 지지의 외연을 넓히려는 광폭행보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과연 '미래 권력'을 꿈꾸는 박 후보가 '현재 권력'인 이명박 대통령과의 화합과 동시에 이명박 정부의 공과를 분리해서 승계할 수 있을지, 이번 회동 결과와 그의 전략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