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이익보다 많은 2000억원 배당 추진
SC銀, 금융당국 제동에도 배당추진…갈등 키워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고액의 중간배당을 추진하며 금융당국과 정면으로 충돌하게 됐다.
이는 그동안 금융감독당국이 바젤Ⅲ 도입과 글로벌 금융위기 등에 따른 위기상황에 대비해 은행들에게 고액 배당 자제하고 내부유보금 확대를 요청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SC은행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2500억원(대손충당금)의 80%에 해당하는 2000억원을 중간배당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또 이중 1500억원을 영국 SC그룹으로 송금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SC은행은 지난해 상·하반기에 각각 1000억원씩 2000억원을 배당한 바 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수준의 배당을 추진하는 것이다.
SC은행은 2009년 당기순이익 4326억원에 2500억원을 배당하며 배당성향 57.8%를 기록했으며, 지난 2010년에는 62.0%(당기순이익 3224억원, 배당금 2000억원), 2011년 78.1%(당기순이익 2560억원, 배당금 2000억원) 등 매년 고배당으로 실시하며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어 왔다.
올해의 경우 상반기에만 배당성향이 80%(2528억원 당기순이익, 배당금 2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어서 사상 최대 배당 기록을 갈아 치울 기세다.
더구나 SC은행은 올 2분기 당기순손실 174억원 기록하며 1분기 1428억원 순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또 SC은행의 올 상반기까지의 순이익은 125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0% 가량 하락했다.
이와 관련 SC은행은 "올 상반기 전년동기와 유사한 수준의 대손충당금 적립전 영업이익 3770억원을 달성했다"며 "대손충당금 적립방법 변경의 효과를 제거한다면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이 급감하며 적자로 전환된 상황에서 모회사인 SC그룹 등에 대한 고배당이 과연 적절할까에 대한 의문은 여전한 셈.
금융당국도 SC은행이 고배당을 적극 추진하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SC은행이 2000억원의 배당 계획을 통보해 오자 배당 액수를 1000억원 이상은 어렵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 졌다. SC은행이 배당하겠다는 2000억원은 실질적인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1229억원보다 많은 액수이기 때문.
하지만 SC은행 측은 자본확충 등을 위해 예정대로 배당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굽히지 않고 있어 금융당국과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