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의사 결정 시 주주와 채권자, 종업원 등 모든 이해관계를 아우르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 개념이 자본주의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사진)이 새로운 개념의 자본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19일 오전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자본시장연구원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한 그는 "전통적 '주주자본주의'(Shareholder Capitalism)에 대한 재검토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주주자본주의가 오랜 시간 시장에 정착되면서 기업들은 주력 사업에 투자보다 M&A(기업 인수·합병)나 스핀오프(회사 분리 등) 등을 통해 단기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을 추구하게 됐다"며 "이로 인해 장기 투자에 소홀해지면서 기업의 경쟁력 저하와 실물경제의 부진을 초래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 지식경제부(Department for Business, Innovation & Skills)의 연구 사례를 들었다.
영국은 주주의 단기 이익 추구가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저하시키지 않는지 살펴보기 위해, 존 케이(John Kay) 런던정치경제대학교 교수 등 저명한 학자들에게 연구를 의뢰한 바 있다.
올해 발표된 '케이(Kay) 보고서'(The Kay Review of UK Equity Markets and Long-Term Decision Making)에 따르면, 현재 영국의 주식시장은 투자 사슬 간 신뢰가 약화되고, 기업과 주주를 중개하는 주식시장 본연의 기능이 저하됐다.
이는 기업들이 성장과 주주의 이익 보호라는 '장기 투자' 관점이 아닌 금융중개기관으로서 '트레이딩' 관점에서 시장을 보는 관행이 정착된 탓이다.
김 위원장은 "자본시장 개혁이 시급하다"며 "한국형 투자은행(IB)을 육성해 우리 기업들의 해외 프로젝트 수주 활동을 지원하고, 창업 초기 중소기업에 '모험자본'(risk capital)을 공급해 역동적인 중소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ATS(다자간 매매체결회사)와 CCP(금융투자 상품거래 청산) 제도를 도입해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이러한 내용이 담겨 있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지난 18대 국회에 이어 19대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