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호 연구원 "학력, 변별력 높은 변수"
대표적인 고학력 집단으로 분류되는 한국금융연구원이 신한은행의 고객금리 학력차별을 두둔하는 듯한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19일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개인신용평가 및 학력 포함 특성변수의 분석'이라는 보고서에서 "학력은 자체 변별력이 높은 변수"라고 주장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순호 금융정책연구실 중소서민금융센터 연구위원은 "최근 감사원의 지적으로 신한은행의 고객 학력차별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사실 학력은 자체 변별력이 높은 변수"라고 주장했다.
정보가치 차원에서 학력은 높은 변별력을 보이며, 학력이 높을 수록 돈을 갚을 확률이 높다는 것.
그는 "최근 미국의 소비자 조사 자료를 이용한 실증적 연구에서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신용평점이 높다'는 점이 증명됐다"며 "고등학교 졸업자와 고등학교 미취학자간에 신용평점이 약 1.7점 정도 차이가 나며 (학력변수가)유의미하게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학력이 높을수록 자본시장 참여도가 높고 저축율이 높으며 파산 및 압류에 의존하는 경향이 낮아 신용평점이 높다는 것이 그의 주장.
이 연구위원은 "국가인권위법에서 학력을 차별적 요소로 규정하고 있는데 금융에 있어 맞느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금융의 기본은 차별이며 신용에 따라 다른 이자가 적용되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에 그는 "개인신용평가에 있어 합리적 차별은 필요하며, 그것이 얼마나 공정하고 변별력이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신한은행의 경우도 학력변수가 875점 만점에서 13~54점이 반영되어 그 비중도 6%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현행모형에서 학력변수를 제외하고 여타변수만으로 불량률을 추정한 수정모형의 경우에도 변별력, 안정성의 하락은 크지 않다는 점은 인정했다.
학력지수가 개인신용평가에서 유의미한 변별력을 가진다고 주장하면서 한편으로는 학력변수를 제외해도 신용평가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자기모순적인 주장을 펼친 것.
이 연구위원은 "사회적 약자를 우대하기 위해 잠정적으로 학력을 사용하는 것은 고려할 수 있다"며 "신용정보 축적이 안돼 금융거래를 제대로 못하는 경우 학력변수를 유의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사회적으로 고객 학력차별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고학력 집단으로 꼽히는 금융연구원이 '학력차별'의 유용성을 인정한 것이어서 논란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