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험 없지만…IT·의학·경영 경험이 도움될 것"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19일 신당 창당에 대해 "모든 문제의 해법은 국회가 갖고 있다"면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를 내일이라도 만나자면 만나겠다.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고 밝혔다.
정치 경험 부족에 대해선 "정치 경험이 없는 것이 맞다. 과연 정치 경험 많은 것이 꼭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다양한 분야의 현장에서 IT 분야 의학, 경영 분야의 경험이 정치를 하는데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해서는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국민들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면서 "두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단일화를 논의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복지도 성장동력을 가진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그 둘은 자전거 바퀴 두 개와 같다"면서 "일자리 창출이 경제민주화와 복지로 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안 원장과의 일문일답.
Q. 많은 국민이 안 원장이 정치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국정 수행운영능력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함께 할 사람은 누구이고 언제 공개할 것인가.
A. 정치 경험 없는 것 맞다. 과연 정치 경험 많은 것이 꼭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 현재 많은 분들의 저에 대한 열망은 21세기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들 정치개혁, 새로운 혁신, 이노베이션, 디지털 마인드와 수평적 리더십만이 우리가 처한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여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직접적 정치 경험은 부족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현장에서 IT 분야 의학, 경영 분야의 경험이 정치를 하는데 플러스가 되지 마이너스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같이 하는 분들은 이 자리에도 함께 하셨고, 적절한 기회를 봐서 예를 갖춰 소개하겠다.
Q. 야권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어떤 시기와 방법을 생각하시는지.
A.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 두 가지다. 첫번째는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두번째는 국민들이 그것에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시점에 두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단일화 논의 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Q.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A. 현 경제 문제들의 공통점 살펴보면 한 분야 전문가, 한 사람의 결정만으로 풀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게 풀릴 문제면 현 정부에서 풀렸을 것이다. 대부분 복합적 문제다. 현재의 의사결정 구조나 정부 구조 보시면 정부 부처에서 자기만의 시각을 갖고 문제를 바라보는 분산된 구조를 갖고 있다. 각각은 열심히 하지만 총체적으로 문제는 풀리기 어렵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융합적 사고다. 자기 전문성 갖고 세상 문제를 보는 것 아니라 문제를 중심에 두고 문제를 풀기 위해 어떤 분야의 전문가, 방법론과 정부부처가 필요한가 모으는 접근 방법, 여기에 필요한 것이 수평적 리더십과 디지털 마인드다. 트렌드가 필요하고. 여러 분야를 종합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데 그동안 해왔던 일들이 그런 방면의 일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문제를 풀 수 있다.
Q. 지난 해 9월 인터뷰에서 현 집권 세력의 정치적 확장성을 반대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아직 유효한지? 단일화 논의가 현 시점에서 부적절하다면 연말 대선까지 독자 노선을 유지하시겠다는 것인지. 환경에 따라 단일화 논의를 시작할 수도 있다는 것인지?
= 모든 문제 해법은 국회가 갖고 있다. 우리 헌법에 국민이 나오고 국회가 나오고 그 다음이 대통령이 나온다. 중요한 순서대로 보면 국민의 문제를 해결하는 첨단에 국회가 있는 것. 국회가 입법한 내용을 대통령은 실행하는 것이다. 문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국회가 지금처럼 하다가는 절대로 문제를 풀 수 없다.
한 정당이 풀 수 없는 문제가 산적해있다. 작년 9월 이후 많은 고민했다. 결론을 내린 것이 정말 통합과 화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 화합을 하는 것은 필요없다. 제가 제안을 드리는 것은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자는 것이다. 제가 두 후보께 제안을 드렸는데, 만나는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다. 내일이라도 만나자면 만나겠다. 답을 기다리겠다.
Q. 혼자 힘으로 세상 바꿀 수 없다고 하셨는데, 새 정당을 창당 하실 생각이신지, 기존 정당과 힘을 합칠 계획인지 궁금하다. 패배하게 되더라도 이후 정치인의 삶을 살 계획이신지.
A.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당정치는 정말 중요하다. 다만 정당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다. 제게 보낸 기대도 그 이유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말씀드린 두 가지 원칙,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고, 국민들이 동의한다는 원칙을 견지하면서 열심히 선거 활동을 하면 그 과정 중에 양 정당도 민의를 받드는 정당으로 개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제가 지금까지 몇 번 직업을 바쭸는데 도중에 그만둔 적은 없다.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일단 정치인으로 거듭나기로 한 이상 결과와 관계없이 열심히 이 분야에서 일을 해서 조금이라도 우리나라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겠다
Q. 책 내용을 보면 경제민주화 정책에 있어 민주통합당 정책과 별반 다를게 없다거나 기업집단법, 보편적 증세 논의에 있어서는 의견 달리한다는 의견도 있다. 앞으로 행보 통해 가장 주안점을 둘 정책 이슈가 궁금하다.
A. 제가 아는 한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는 시장 개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민주당은 근본적인 재벌의 지배구조를 바꿔야 장기적으로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저의 기본적 원칙은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근본주의적 접근은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바꿀 수 있는 것부터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 부분은 민주당과 같기도 하고 민주당보다 더 근본적인 처방을 이야기하는 것도 있다.
경제민주화나 복지도 성장동력을 가진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그 둘은 자전거 바퀴 두 개와 같다. 한쪽에서 끊임없이 성장 또는 일자리를 창출하며 재원이 경제민주화나 복지로 가고 다시 경제민주화 복지가 사람의 창의성을 불어넣어 주며 다시 혁신경제로 이전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게 정답이다. 이런 걸 빼고 경제민주화만 얘기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 그 분야에 대해 시간을 갖고 설명할 기회를 가질 것이다.
Q. 단일화와 관련해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국민 동의 등 전제조건을 말했는데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A. 정치권이 정말 진정하게 변화와 개혁했는가는 내가 판단할 게 아니라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진정한 변화를 원하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다. 오히려 나름대로 옳은 일을 하고 선거 과정에서 양당이 혁신,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고 내가 최선을 다해 승리하기 위해 노력하면 그 공과 과실은 주인인 국민이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노무현 정부의 공과는 어떻게 평가하나.
A. 대한민국 모든 정부가 공과를 갖고 있다. 우리가 할 일은 공은 계승하고 과는 역사적 교훈으로 삼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의 공은 위에서 아래로의 일종의 권위주의 타파다. 우리 사회에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본다. 과는 많은 사람이 동의할 텐데, 재벌로의 경제집중, 빈부격차 심화 이런 부분은 큰 과라고 생각한다.
Q. ‘네거티브 선거'를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동안 의혹들이 제기됐고 금태섭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앞으로 네거티브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지.
A. 정당한 검증에 대해서는 계속 성실하게 답할 생각이다. 그러나 네거티브, 악의적 흑색선전에 대해서는 정치권 최악의 구태라고 생각한다. 최근 몇몇 루머들이 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대통령 후보에게 만약 그런 흠이 있다면 대통령 후보뿐 아니라 모든 공직자로서 자격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에 만약 그런 의혹을 제기한 사람에게 국민들을 위해 공개적으로 입증해달라고 청원하고 싶다. 민간인 사찰 부분에 대해서는 상식적으로 민주주의에 반하는 공권력 남용의 최악의 형태라고 보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국정조사를 통해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안랩 이사회 의장직과 서울대 교수직은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인지.
A. 지금 이 시간부로 서울대 대학원장직 그리고 안랩 이사회의장직도 사임할 생각이다. 그게 너무 당연한 일이다. 덧붙여서 말하자면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내가 가진 나머지 안랩 지분 절반도 사회에 환원할 생각이다.
Q.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A. 양쪽 다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경선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은 좋은 분들이다. 박근혜 후보는 역사에 대해 여러 가지 말이 있는 걸로 아는데,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힘든 인간적 고뇌는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격으로는 본인이 가진 정확한 생각을 밝히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
Q. 대선 때까지 어떤 일정을 갖고 있나. 단일화의 데드라인은 언제로 보시는지.
A. 담당 기자들이 많이 왔을텐데 지난 1년간 여러 가지로 괴롭혀서 죄송하다. 지난 두 달 동안 비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그 첫째 이유는 양대 정당에서 경선이 진행되는 가운데, 바깥에서 공개 행보를 하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만약 대통령직을 노리고 정말로 홍보효과를 누리려 했다면 모든 일정을 공개했을 것이다.
둘째는 농촌, 실직자, 가장들을 찾아다닐 때 만약 공개행보를 해서 수십 수백명의 기자가 둘러싼 가운데 대화했다면 그 분들이 제대로 얘기를 못했을 것이다. 비공개로 만나니 진솔한 자기 얘기를 시간제한없이 충분히 해줬다. 그런 것들이 고민을 끝낼 수 있는 가장 큰 도움이 됐다.
앞으로의 행보는 공개로 하겠다. 기자들의 취재력을 믿겠다. 어디 갔는지 다 알 수 있을 것이다. 단일화는 결국 두 가지 원칙이 가장 중요하다. 시한을 못 박는 것도 아니고 방법 논의도 이르다. 정치권의 변화와 혁신, 국민의 동의 여부만 갖고 진정한 변화, 새로운 시작을 원하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결심만 말씀드리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