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채용 '제로' 수준-금융당국과 엇박자
경영 어려움 해명에도 청년실업 외면 '논란'
한국씨티은행이 금융감독당국의 고졸채용 확대 주문에도 불구하고 요지부동 일방통행을 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의 올해 고졸채용 인원은 2명으로 지난해 1명에서 소폭 늘었지만 금융감독당국이 청년실업 문제 해소를 위해 금융권 전체에 고졸채용 확대를 주문한 결과치고는 초라한 수준이다.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농협·기업·SC·씨티 등 9개 시중은행은 올해 계획한 고졸채용 인원 824명 중 9월말 현재 728명을 뽑아 88.3%의 목표달성률을 보였다.
이들 9개 시중은행이 올해 목표로 삼은 고졸채용인원을 평균치로 계산하면 91명. 씨티은행이 여타 시중은행에 비해 고졸채용에 박하다는 소리가 나오는 대목도 바로 이 부분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경영상 이유로 올해 전체 신입공채가 중단된 상태이며, 특별히 고졸채용에 차별은 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경영상황이 안 좋다 보니 고졸채용을 별도로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는 소리다.
한국씨티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34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8% 급감했다. 은행의 경우 2분기 4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전년대비 71.9% 하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에 따라 씨티금융지주는 자회사인 한국씨티그룹 캐피탈에 대한 인력구조조정에 나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또 씨티은행은 지난 7월부터 '영업점 창구직원 운용 효율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신입직원을 올해 채용하지 않는 대신 기존 인력을 재배치해 업무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씨티은행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최근 억대 연봉을 주고 MBA 출신을 대거 영입한 대목은 영 개운치 않다.
경영상 어려움으로 고졸·대졸 신입공채를 전면 중단하고 고객과의 접점인 창구직원까지 늘리지 않겠다고 독하게 마음 먹은 씨티은행이 정작 지난 8월 1일 해외경영학석사(MBA) 출신 10명을 고액의 연봉을 주고 전문직으로 영입한 것이다.
씨티은행은 최근 몇 년간 고졸공채가 단 한 명도 없으며 향후 몇년간 채용 계획에도 고졸 채용은 잡혀 있지 않다.
이는 씨티은행의 고졸채용 실적이 저조한 것이 최근 경영상 어려움 보다는 사회적으로 대두된 청년실업 문제를 외면한 일방통행식 인사운영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