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 기간이 짧으면, 은행이 분할상환을 연기해주는 '프리워크아웃'(pre-workout)이 주택담보대출에 적용된다.
프리워크아웃이란, 빚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채무자를 구제하는 '사전채무조정' 제도인 동시에 은행들이 부실채권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20일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은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하우스 푸어'(house poor) 공동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최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하우스 푸어 실태 조사를 마친 뒤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 프리워크아웃은 1개월 미만의 연체나 'LTV'(담보가치 대비 대출비율) 급등으로 부실 위험이 커진 대출자를 대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LTV 한도(수도권 50%)를 초과한 대출액은 올해 3월 44조원에서 6월 48조원으로 3개월 만에 9.1% 늘었다.
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결국 갚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주택'이 주택담보대출 전체의 6분의1에 이르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원금과 이자)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하우스 푸어의 빈곤층 전락이 심화되고, 은행의 부실도 커질 수 있다.
앞서 금감원은 은행권에 LTV 초과 대출을 신용 대출이나 장기 분할상환 등의 방식으로 전환하도록 한 바 있다.
한편, 하우스 푸어의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는 것을 유예하는 '금융기관 담보물 매매중개 지원제도'는 보험회사 등 제2금융권으로 확대된다.
이 제도는 2007년 도입된 뒤 은행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하우스 푸어들이 긴급 자금을 융통하려고 카드론(카드대출)이나 할부금융을 연체하면서,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은행과 제2금융권 대출을 둘 다 받은 경우 '연결(Combined) LTV'를 기준으로 위험 수준이 재점검된다.
예를 들어 은행에서 3억원, 제2금융권에서 1억원을 대출 받아 시가 8억원의 주택을 구입한 뒤 가격이 5억원까지 떨어진 경우에, C-LTV는 80%로 은행권 LTV인 60%와 비교해 위험 수준이 높아진다.
금감원 관계자는 "C-LTV가 높은 사람은 하우스 푸어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은행권과 제2금융권을 합해 대출금이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을 고르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