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원구 前서울지방국세청 세원관리국장의 '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내달 진행될 예정인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 前국장을 비롯, 10여명의 증인들을 불러 이명박 대통령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의혹 등 일련의 정치적 사안들을 파헤친다는 계획이다.
국정감사 증인 대거 신청, '안원구 국감' 되나
"이미 지난 일을 왜 또…" 국세청 '냉가슴'
안원구 '악몽(惡夢)', 재현되나.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세청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지난 2009년 말, 세간을 뒤흔들었던 안원구 前서울지방국세청 세원관리국장(이하 안 前국장)의 '폭로'가 재차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세청은 무거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최근 안 前국장이 교도소 출소 후 자신의 퇴직 및 구속과정에서 빚어졌던 일들을 엮은 책('잃어버린 퍼즐')을 출간함과 동시에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언급한 데 이어, 민주통합당이 안 前국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
실제로 민주통합당은 현재 안 前국장을 비롯해 한상률 前국세청장 등 의혹의 중심에 서 있었던 인물 10여명을 대거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다.
대선을 앞두고 민감한 정치적 이슈인 이명박 대통령의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의혹을 파헤칠 태세.
아울러 안 前국장이 폭로한 국세청의 조직적인 사찰 및 퇴진압력 의혹, 매관매직 의혹(한상률 前국세청장이 안 前국장에게 특정 보직을 제안하며 금품(3억원) 요구) 등을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낱낱이 규명한다는 의지를 천명한 상태다.
민주통합당의 이 같은 행보의 배경에는 이 대통령의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의혹을 재차 이슈화한다면, 대선 정국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안 前국장은 포스코 건설 세무조사 과정에서 입수한 문서에 '도곡동 땅 : 실소유주 이명박' 이라고 적힌 문구를 여러 명이 함께 봤으며 이 문서를 본 죄로 지난 2009년 부당한 사퇴압력을 받았고 구속까지 됐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안 前국장은 민주통합당의 증인요청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혀온 것으로 전해진 상태. 국정감사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새누리당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들의 증인채택 여부는 내주 초 최종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민주통합당의 이 같은 공격적 행보에 국세청은 별다른 어필도 하지 못한 채 '냉가슴'만 앓고 있는 모습이다. 수 년 전 일을, 대선이라는 민감한 시기에 재차 부각시키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서울지방국세청장으로 재직하며, 사건의 진행과는 거리를 두고 있는 이현동 국세청장도 민주통합당의 행보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세청은 국정감사 증인 채택과 관련한 민주통합당과 새누리당의 협의결과에 잔뜩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이 민주통합당의 입장에 선뜻 합의를 해줄지 여부는 '장담'을 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현직 대통령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이슈를 파헤치려는 야당의 행보에 적극 응해봤자 득이 될 것이 없기 때문. 현재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민주통합당의 움직임에 대해 미지근한 반응으로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