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 지원대책, 서민상담창구 등 복사판
중기지원 등 실물경제 지원책도 구체성 떨어져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고 하더니 21일 6대 금융지주에서 일제히 쏟아낸 서민금융·중소기업 지원 대책은 '재탕삼탕' 수준의 기대 이하라는 평가다.
정확히 한달 전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6대 금융지주회사 회장 간담회를 통해 금융권의 신뢰회복을 강조하며, 가계부채 문제, 중소기업 및 서민금융지원 확대에 대한 책임있는 후속 조치를 주문했지만 중장기 대안보다는 급조되거나 이미 시행중인 대책이 태반이었다.
우리금융은 주택거래 부진으로 주택을 매각해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상환하기 어려운 1주택 보유 실거주자를 대상으로 '트러스트 앤드 리스백' 개념의 맞춤형 상품을 10월 초에 선보인다고 밝혔지만 이미 시장에 내놓았던 대책으로 새로울 것이 없다.
그나마 서민들을 위해 연 7%대의 고금리 적금상품을 9월중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은 눈길을 끌었지만 가입대상이 기초생활 수급자 등으로 국한돼 있어 한계를 드러냈다.
중소기업 지원방안에 포함시킨 '기업 금융애로 상담센터'나 '참금융추진팀' 등도 8월에 이미 확대운영 또는 신설한 것이어서 '끼워 맞추기' 발표라는 지적도 있다.
신한금융은 추가대책이라고 이름을 붙이기 부끄러운 수준.
발표 내용 대다수가 이미 시행중인 것이 대부분이고, 서민금융 전담점포나 창구 개설 등은 대다수 은행의 복사판 수준으로 눈길을 끌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내놓은 장기고정금리 적격대출 비중 확대도 이미 9개 시중은행에 이어 부산·대구·경남·광주은행 등 4대 지방은행에서 시행 또는 준비중인 것으로 참신성이 떨어진다.
중소기업 지원책으로 내놓은 '신한 수출중소기업 지원대출'도 이미 지난 8월에 발표됐던 것이다.
KB금융이 금융권 최초라는 딱지를 붙여 내놓은 '서민금융상담창구'는 오는 24일 국민은행 영등포지점에 들어선다.
하지만 은행권 최초의 창구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았다면 새로울 것이 없는 서민금융 지원책이다.
산은금융지주의 경우는 기존 대책들을 짜집기한 수준이라는 혹독한 평을 듣고 있다.
산은금융이 영세자영업자 및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책에 포함시킨 'KDB전통공예산업대전'은 이미 시행하고 있는 것이고, 청년창업지원 프로그램도 벌써부터 진행해 오던 것이다.
서민금융지원과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 등과 관련해 주택금융공사와 진행하는 보증부 전세자금대출, 이미 시중은행에서 다루고 있는 고정금리 적격대출 상품 출시 등 특별할 것이 없는 계획을 밝혔지만 이외에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하나금융은 서민금융지원활성화를 위한 9개의 서민전용창구를 9월 중 마련(하나3, 외환6)하고, 10%대 중금리 소액 신용대출 신상품을 이달중 출시키로 했다.
또 이달 내 자체 프리워크아웃 제도를 도입키로 하는 등 타 금융지주에 비해 서민금융과 가계부채 문제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중소기업 지원과 관련해서는 중소기업의 Fast-Track 프로그램을 연장하고, 전문 컨설팅팀의 활동을 강화하는 등 기존에 해 오던 대책 외에 특별한 제시는 없어 무게감이 떨어진다.
농협금융은 가계 및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프리워크아웃제를 이달 내 도입하고, 청년·대학생 등 제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 이용 고객에 대한 저율의 전환대출을 추진하는 등 세부적인 대책들을 제시했지만 이미 은행권에서 한두번 거론된 대책에 불과하다.
다만 농협금융의 특성을 고려해 우수 농식품기업에 대한 신용여신한도를 최대 50%로 확대하고, 중소기업 대출 관련 6종의 수수료 폐지하는 한편 금리 우대 등 중소기업 자금지원을 확대한 대목은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이번 6대 금융지주에서 발표한 대책들은 한달 동안 공을 들여 마련한 대책 치고는 색다른 방안은 없었으며, 오히려 과거에 해 오던 대책을 포장만 바꿔 내놓은 것이 많아 실속이 없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