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4일 발표한 보육지원체계 개편안에 대해 시민사회단체가 보육재정 축소에 불과한 꼼수라며 즉각 폐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24일 "정부의 보육지원 개편안은 조삼모사의 방식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보육지원 축소안에 불과하다"면서 "사회적 양육을 위한 국공립보육시설 확충과 보편적 아동수당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정부는 내년부터 양육보조금 지원대상 및 금액을 소득하위 70%로 확대해 가정양육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나, 참여연대는 이를 두고 지원확대가 아닌 지원축소라고 강조했다.
전 계층에게 지급하던 0-2세 보육료를 양육보조금과 보육료지원으로 나누고, 보육료 지원 대상자를 소득하위 70%로 축소하면서, 다수의 중산층을 보육지원에서 배제하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소득인정액이 3인 가구 기준으로 월 454만원, 4인 가구 524만원 이상일 때는 현재 받고 있던 보육료 지원을 내년부터는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실제 보육료 지원 기준이 되는 소득인정액은 월 급여에 보유 중인 주택과 자동차 등의 금액까지 포함돼, 3인 가구가 월 300만원의 수입에 1억원의 전셋집과 자동차만 보유하고 있어도 460만원의 소득이 인정돼 보육료 지원을 받지 못한다.
이에 참여연대는 "무상보육과 보편적 보육을 강조해오던 정부가 1년도 되지 않아 이를 폐기하고, 시설보육을 중심으로 한 정책을 급작스레 변경해 가정양육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은 보육철학의 부재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저소득 가구에서 양육보조금을 받기 위해 어린이집 보내는 것을 포기하게 만들어 결국 여성이 양육의 부담을 덜고, 일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하게 되어 저출산 대책에도 역행하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또한 취학전 학교 과정이나 다름없어 사실상 의무교육에 준하는 5세 누리과정과 3-4세 누리과정에서도 가정 양육을 선택하는 부모들에게 양육보조금을 지급해, 저소득층 아동 상당수가 보편적 교육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김은정 간사는 "저출산․고령화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경제적 능력과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아동의 인성과 지적발달을 위한 사회적인 투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는 대신 주는 양육보조금 10만원이 아니라, 소득수준이나 어린이집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되는 보편적 아동수당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정부 대책은 특히 올해 졸속으로 시행된 0-2세 무상보육으로 인해 지방정부와 보육기관, 정부에 큰 혼란을 준 상태에서 제시돼, 정책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의 큰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참여연대는 "근본적인 보육 체계 확립을 위해 국공립 보육시설의 확충과 보편적 아동수당 도입, 육아휴직의 대상을 비정규직과 비임금노동자에게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의 책임있는 자세를 재차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