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들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경제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문 후보가 내세운 보편적 복지를 위한 증세 방안과 재벌개혁 공약에 대해 전문가들이 유보하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문 후보는 2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전문가와의 만남을 가진 자리에서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의 길을 갈 수 있도록 경제 전반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대전환 해야 하는 것이 시대적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 경제는 경쟁과 효율만 앞세우고 상위 1%만 성장과 혜택을 독차지해왔다"며 "대다수의 중산서민들이 함께 잘 사는 경제로 바꿔야 한다. 시장 만능주의와 개발독재, 반칙경제라는 잔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문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미지가 상당히 짙게 각인돼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의 단점은 안정감과 중량감이 부족하다는 것인데 문 후보가 이를 보완하라"고 조언했다.
박 전 총재는 "그렇게 하기 위한 몇 가지 수단을 말하자면 한·미 FTA는 몇 가지 보완조치를 전제로 해서 지지하는 것이 좋다"며 "제주도 해안기지도 보완을 전제로 해서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경제5단체장을 만나 그들의 어려움이 있는지를 살펴보라"며 "재벌개혁은 확고하고 단호한 목표를 가지고 경제력 집중문제와 지배구조 문제, 공정거래 문제를 강력하게 추진하되, 한꺼번에 하려고 하지 말고 단계적으로 해서 부작용을 최소화 해야 한다. 순환출자도 한꺼번에 없애거나 줄이면 큰 혼란이 온다"고 주장했다.
한·미 FTA나 제주 해안기지 등은 모두 민주당이 반대했던 것들이다. 손환출자 금지 문제도 마찬가지로 민주당은 기존에 있던 순환출자까지 다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영철 고려대 교수는 "(복지 재원 문제로) 세금 문제가 나오는데 누구나 세금을 더 내라고 하면 왜 내가 세금을 더 내야 하냐고 생각한다"며 "정권 초기에 단합하기 위해서는 좋은 정책이 아니다. 조금 더 지난 후에 세금을 늘리고 복지 정책을 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또 박 교수가 "문 후보의 이미자가 상당히 깨끗하고 참신한 것은 좋은데 당 이미지 하고 안 맞는다"고 말하자 웃음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박 교수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베이스(지지층)를 늘려갈 수 없다"며 "그 이미지를 깨지 않으면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