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국무총리가 취임 2주년을 맞아 "지난 임기동안은 법과 원칙을 중심으로 다양한 국정 현안 해결의 씨앗을 뿌려놓았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현안 과제들을 착실히 진행해서 공정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기초를 다지는 것이 제일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다음달 1일 취임 2주년에 앞서 2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정운영과 관련해서 한축을 담당해 열심히 했지만 부족한 것이 많았다"며 "다만 국가정책 결정에 있어 법과 원칙을 최우선의 판단기준에 삼고 정치 정무적인 판단은 미루겠다는 기본 원칙으로 일해온 것은 소정의 성과였다"고 견해를 전했다.
김 총리는 그동안 대법원장과 감사원장 등 오랜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각종 갈등현안을 법과 원칙에 따라 해결해왔다는 평가다.
취임 당시 법과 원칙이 지배하는 '공정한 사회', 모든 국민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건강한 사회 만들기'를 역점과제로 추진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현장소통을 강화했다.
김 총리는 지난 2010년 10월 정운찬 전 총리 이후 호남 출신 첫 총리로 발탁됐다.
역대 총리 가운데 김 총리와 같이 재임기간이 2년 이상인 총리는 8명. 내년 2월 새 정권 출범 전에 퇴임하게 된다면 김 총리는 2년 5개월 동안 재임해 정일권, 김종필, 최규하 전 총리에 이어 3번째로 오래 재임한 총리로 남게 된다.
그러나 지난 7월에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밀실' 추진 논란으로 해임건의안이 발의된 바 있으며 대정부질문에서는 5.16과 관련 명확한 견해를 밝히지 않아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 총리는 이날 지난 2년을 회고하며 보람 있었던 일로 동남권 신공항, LH본사 이전문제, 과학비즈니스벨트문제, 세종시문제 등을 정치적 고려 없이 법과 원칙, 상식수준에서 마무리한 것을 꼽았다.
이어 "복지 예산을 늘리고 서민생활과 관련해 불법사금융을 척결하기 위해 전 정부가 힘을 합친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며 "점수로 평가한다면 '우'와 '미' 사이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퇴임 이후에 대해서도 간단한 소회를 전했다.
김 총리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게 당연한 이치"라며 "사법시험을 합격한 것에서부터 시작하면 이제 공직생활을 시작한지 40년이 돼 퇴임 후에는 평범한 자연인으로 돌아가 조용히 지내고 싶은 게 제일 큰 소망"이라고 전했다.
이어 "정부차원에서 공정사회 구현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전 정부가 힘을 합쳐 구체화해 의미가 있었다"며 "취임 초에 이슬비같이 잔잔히 내려 땅에 스며들어 싹도 틔우는 총리가 되고 싶다했는데 남은 기간도 그런 식으로 해서 무난하고 괜찮았다는 평가받기를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