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회계사들-'한공회 안일한 대처' 불만
최근 세무사자동자격을 폐지해야 한다는 국회의원의 발언이 국정감사장에서 터져 나오고 연이어 국민 10명중 8.5명이 자동자격제도에 대해 '불공평하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위기감을 느낀 회계사들이 한국공인회계사회의 대처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 29일 재정경제부 국정감사 현장에서는 안택수(한나라당), 강숙자(민국당) 두 재경위원들이 세무사자동자격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정부에 질타를 가했다.
특히 강 의원은 "변호사·공인회계사에게 아직까지 (세무사)자동자격을 부여하고 있는 것은 제도의 형평에 맞지 않다"며 "세무사 시험을 거쳐 자격을 얻은 사람들에 한해 세무사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자동자격폐지론을 적극 밀어줬다.
이어 세무사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한 세무사자동자격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국민 10명중 8.5명이 자동자격제도에 대해 불공평하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며 '여론몰이'에까지 나서 회계업계를 압박했다.
반면 회계업계는 내달 1일 금감원 국정감사에 SK 글로벌 분식회계와 관련 삼일회계법인 안경태 대표, 영화회계법인 오찬석 대표 등 4명의 회계사가 증인으로 채택되는 등 업계 분위기가 잔뜩 위축된 상태로 한창 '파죽지세'인 세무사회와는 사뭇 상반된 모습.
서울의 某회계사는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74%가 세무사자동자격부여를 반대한다는 통계가 나온 이유는 회계사들이 엄청난 특혜를 받고 있다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 같다"며 "회계업계의 대변자여야 할 회계사회가 회계사제도를 제대로 알리지 못한 책임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회계사는 "회계사 또는 세무사제도 등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일반 국민들은 당연히 막연하게 자동자격은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갖기 쉽다"며 "그러나 어쨌든 이러한 허점을 이용한 세무사회의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공청회를 앞두고 세무사회는 온갖 노력을 기울여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한공회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세무사자동자격 문제가 나오면서 한공회는 계속 뒷통수만 맞고 있는 꼴 아니냐"고 씁쓸해 했다.
이런 가운데 젊은 회계사들은 "내달 2일 예정된 세무사자동자격에 대한 공청회에서 한공회가 그동안의 부진을 씻고 세무사회의 자동자격폐지 주장에 일격을 가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반 우려반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회계사회를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