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보좌하는 '경제브레인'들은 누구?

이한구·김광두 VS 김종인과 경제철학 궤 달라

대선 최대 아젠다인 '경제민주화'를 가장 먼저 선점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경제브레인'들의 공통점은 경제학자 출신의 '관료형'이라는 점이다. 또한, 외부인사인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박 후보가 직접 영입한 '경제멘토'다.

'경제통'들 다수는 박 후보와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오며 박 후보에게 경제전반에 대한 전문적 내용과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경제 관료와 경제학자 출신의 의원들이 박 후보의 경제정책이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측근들의 성향으로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과 방향의 미리 보기도 가능하다.

문제는 당 정책을 총괄하는 이한구 원내대표와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가다듬는 김 위원장간 '경제민주화'를 둘러싸고 이견이 분출되고 있어 향후, 박 후보의 '결정'이 경제민주화 실현의지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난 '서강학파'· 넌 '위스콘신파', 학연중심의 '경제통'들 = 경제통 측근들의 공통점은 '학연'이 중심이 되어 있다는 점이다. 박 후보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을 이끌고 있는 김광두 원장은 서강학파 인맥이다. 국민행복추진위 힘찬경제추진단장을 맡은 김 원장과 함께 안종범, 강석훈, 이종훈 의원도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이다.

국가미래연구원은 거시정책은 물론 금융, 재정·복지, 산업, 부동산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정책 대안을 만드는 박 후보의 싱크탱크다. 지난 2007년 박 후보의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 공약을 입안했다.

또한, 경제학 박사인 서병수 사무총장 역시 서강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서강학파의 핵심으로 선대위 본부장을 맡았다. 서 본부장은 부산 해운대구청장 출신이기도 하다.

또한, 최경환 비서실장과 캠프에서 정책을 가다듬는 안종범, 강석훈 의원은 미국 위스콘신대 출신이다. 선대위 부위원장에 임명되며 '친박'으로 컴백한 유승민 의원도 같은 학교 출신으로 이들을 '위스콘신 4인방'으로 부르기도 한다. 최경환 비서실장은 지난 2007년 박 후보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을 맡았으며 행시 22회다.

한 때 '경제스승'이었던 이한구 원내대표 역시 박 후보의 핵심측근이다. 중앙선대위 의장단에 합류한 이 원내대표는 지난 5월 원내대표로 당선된 후, 정두언 '체포동의안' 부결에 책임지고 물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박 후보가 원내대표로서 '할 일'이 많다는 이유로 사퇴를 반대하자, 곧 원내대표직에 복귀하는 등 측근으로서의 '파워'를 보이기도 했다. 행시 7회인 이 원내대표는 '모피아'(재무부) 출신 경제 엘리트로 분류되고 있다.

■ 직접 영입한 김종인, '경제민주화' 상징적 인물 = 이와 함께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박 후보의 '경제멘토'로서 새누리당의 '좌클릭'을 이끈 인물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월 '박근혜 비대위'체제가 들어선 후, 박 후보가 직접 전화를 걸어 당시 한나라당의 '쇄신'을 부탁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를 못 하면 집권해도 성공 못 한다"는 강력한 의지로 새누리당의 정강정책까지 바꿔놓았다.

노태우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으며 87년 개헌 당시 경제민주화 조항인 119조 1,2항을 넣는데 기여해 '경제민주화'의 상징적 인물로 거론된다. 박 후보는 김 위원장 영입을 위해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이 총선과 대선 '경제민주화'이슈선점을 빠르게 할 수 있었던 것도 김 위원장의 영입과 쇄신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는 평가다. 또한,  새누리당 새 당헌당규를 '경제민주화'로 바꾸었고, '경제민주화'라는 이슈를 선점하는데 기여했다.

■ 경제민주화, 측근 VS 김종인 모순된 경제철학...朴의 선택은? = 하지만 '경제민주화'를 놓고 김 위원장과 보수경제학자출신의 측근'경제통'들의 불협화음이 지속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과 이한구 원내대표간 '경제민주화'를 둘러싸고 있었던 설전이 그것이다. "정체불명의 경제민주화"(이한구), "정서적으로 문제 있어"(김종인) 등 '막말'들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를 비롯한 측근'경제통'들의 성향은 대부분 자유시장주의 노선을 따르는 '보수경제학자'들이다. 박 후보의 '줄.푸.세'가 상징하듯 감세기조를 강조하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김광두 힘찬경제추진단장 역시 국가미래연구원에서 '줄.푸.세'를 만든 인물로 기본 경제철학이 '경제민주화'와 궤를 달리 하고 있다. 

김 단장은 '줄·푸·세'를 포기하지 않았음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다만, 세계금융위기 이후 심각해진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감세'기조를 철회하고, 복지를 위해 '증세'를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푸.세(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우는 것)'는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과 뜻을 같이 하고 있는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의 의원들은 이 원내대표 등 경제민주화 이견 때문에 '경제민주화' 관련 의원총회를 요구해 전날(4일) 정책의총이 열리기도 했다. 경제민주화실천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김세연, 황영철, 정희수, 이이재, 이채익, 이현재 의원들은 국민행복추진위 경제민주화 추진단에 가담했다.

때문에 재벌의 경제력 남용을 규제하는 게 핵심인 '경제민주화'가 당내에서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향후 박 후보의 '결단'이 필요하다. 그 결단이 '경제민주화'실현에 대한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