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박근혜 대선캠프 합류를 공식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한 후 황우여 대표와 학수하고 있다. (사진 = 김용진 기자)
새누리당 입당 "지역감정 되물림 돼서는 안 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은 5일 '지역감정 타파'를 외치며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캠프에 공식 합류했다.
한 전 고문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랜 숙고 끝에 '새누리당 입당'이라는 결단을 내리고 또 하나의 정도의 길을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록 이 길이 한없이 외롭고 고단한 여정이 될지라도 우리 사회가 지역갈등을 해소하고 보수와 진보세력이 소통하며 화합하는 국민대통합 속에서 남북통일을 이룰 수 있는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된다면 보람으로 여기고 묵묵히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한 전 고문은 "지역감정은 후손들에게 절대로 대물림돼선 안 될 사회적 병폐이며, 우리 세대가 반드시 청산해야 할 과제"라며 "지역감정이 해소되지 않은 사회에서 남북통일은 결코 이룰 수 없고 선진강국이 될 수 없다는 게 저의 소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지역과 계층 간 갈등, 세대 간 갈등 해소를 근간으로 대탕평책을 실현시켜 국민대통합의 바탕 위에서 남북통일을 이루는 과업에 제 한 몸을 헌신하기 위해 이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한 전 고문은 "저는 지난 40여년 간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 속에서 합리적인 방법으로 개혁과 혁신을 추구해 온 중도개혁 정치인의 한 사람"이라며 "앞으로도 새누리당 내에서 '합리적 진보'의 역할을 다하여 새누리당이 개혁과 혁신을 추구하며 국민으로부터 진정한 사랑을 받는 정당이 될 수 있도록 힘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DJ의 핵심 측근이었던 한 전 고문을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영입한 만큼 향후 대선에서 박 후보가 '호남' 득표를 얼마나 얻을지 주목된다.
'국민대통합' 기치를 끌어가기 위해 DJ인사들 영입을 추진해온 박 후보는 특히, 한 전 고문이 김 전 대통령과 함께 민주화 운동을 하고 비서실장을 지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고문은 국민대통합위원장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 전 고문 외에도 김경재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 20여명도 이날 새누리당에 입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고문은 지난 2003년 3월 나라종금 측 관계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2008년 8·15 특별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했다. 최근까지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었으나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친노 세력이 패권주의에 빠졌다"고 비판하며 탈당, 정통민주당을 창당해 서울 관악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한편, '호남'출신의 이정현 공보단장은 한 전 고문의 영입에 대해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시대적 과제는 화합과 통합"이라며 "한광옥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박근혜 후보의 이런 뜻을 공감해 새누리당의 입당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 공보단장은 "아직도 산업화와 민주화, 지역과 계층 간의 반목과 갈등이 우리사회에 큰 상처를 주고 있다"며 "이번 대선을 통해 과거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고 새 출발을 하지 못한다면 영원히 어두울 수도 있기에 박근혜 후보는 국민대통합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내에서 한 전 고문의 합류를 비판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은 한 전 고문의 합류에 대해 "무분별한 비리인사 영입은 정치쇄신특위로서는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