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정성호 의원, '조세피난처 투자' 문제 제기
올해 해외금융계좌 보유현황을 신고한 이들 중 개인 신고자는 강남, 법인 신고자는 강북지역에 몰려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정성호 의원은 8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2012년 해외계좌신고금액은 18조6000억원이었으며 신고 인원수는 652명, 계좌수는 5949개였다"고 밝혔다.
정 의원이 국세청, 관세청, 수출입은행 등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12년 해외금융계좌 개인 신고자는 302명으로 계좌수는 1059개, 금액으로는 2조1000억원이었으며 법인신고자는 350명, 계좌수는 4890개, 금액은 16조5000억원이었다.
특히 개인 신고자의 62.6%가 서울 강남권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 신고자는 대기업 본사가 밀집해 있는 남대문 세무서가 신고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되는 등 강북권에 몰려 있었다.
또한 정 의원은 해외계좌신고 제도가 도입된 원인인 역외탈세 문제와 관련해, 삼성그룹이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설립해 역외탈세를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 의원이 한국수출입은행을 통해 집행한 해외투자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삼성그룹은 대표적인 조세피난처로 잘 알려진 케이먼제도에 4238만달러(약 471억원)를 투자했다.
현행 해외계좌신고제도는 최근 2년 동안 국내에 거주한 기간이 1년 이하인 재외국민을 신고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역외탈세에 주로 이용되는 금융투자회사와 금융지주회사도 신고대상 법인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기업들이 조세피난처에 금융투자회사 등을 세워놓고 이를 통해 자금을 관리하면서 계좌신고 의무를 회피한다면 이를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해외계좌신고제는)법적 강제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통상적인 기업거래로 위장해 나타나는 자금세탁과 같은 경우는 예외로 하고 있어 사실상 역외탈세에 대해서는 거대한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삼성 등 기업들의 해외투자현황에서 나타난 것처럼 외환거래의 구체적인 내용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별도의 입법이 필요하다"며 "미국의 '조세피난처 남용 금지법'과 같은 역외거래 등을 통한 조세회피방지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조세회피를 줄이는 것은 공평과세 실현과 세수확보효과 뿐만 아니라, 사회적 위화감 해소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