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세율 인상, 장기적으로 여론 수렴해야"
"소득세제 개편, 차기정부서 논의돼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복지지출을 위한 증세방안과 관련 "고소득층 일부만 증세해서는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제시하는 일부계층 증세만으로 복지확대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복지지출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세입을 늘리는 구조개선이 필요하다"는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의 지적에 "소득이 올라 담세력이 올라야 복지지출을 부담할 수 있다는데 동의한다"며 이 같이 답변했다.
박 장관은 우리나라가 GDP 수준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북유럽 3국보다 낮다는 이 의원의 지적에 "우리나라에서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처럼 그렇게 (세금을 물리기가) 하기가 참 국민정서적으로 어렵지 않겠냐"며 증세론의 어려움에 무게를 뒀다.
그는 "그 나라들(북유럽 국가들) 조세부담율이 높은 이유는 최고세율이 낮고, 그 밑에 세율체계가 2개 밖에 안되는 등 단순하기 때문이다. 이는 대체로 서민중산층이 세부담을 많이 하는 구조인데,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될 수 있겠냐"며 증세의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 장관은 또 우리나라의 낮은 부가세율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1~2%p 올릴 필요가 있지 않겠냐는 이 의원의 지적에는 "시간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 뒤에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추진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박 장관은 특히 이 의원이 "근로소득자 590만명이 세금을 안내고, 전체근로자의 69.3%가 버는 돈의 1% 세금도 내지 않고 있다"며 전면적인 소득세제 개편의 필요성을 언급하자 "올해에는 시일이 급해서 어렵겠지만, 내년도 새 정부가 들어서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차기정부로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세제를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처럼 전면적으로 개편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하고 토론도 많이 하고 정말 진실을 얘기하고 사실을 규명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야 한다"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박 장관은 교통환경에너지세 일부를 지방도로 확충용으로 전용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에도 국가재원 61%를 지방정부가 쓰고 중앙정부가 39%를 쓰기 때문에 여건이 쉽지 않고, 이외에도 지방도로를 위해 2조원을 따로 편성하기 때문에 교통세 재원 투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