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계 수탁업체인 팍스콘의 아이폰 조립 공장이 또 가동을 중단할 위기에 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이폰을 생산하는 중국 정저우 공장에서 일부 생산라인 근로자들이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5일부터 파업에 들어갔으며 근로자 3,000~4,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팍스콘은 지난달에도 타이 위엔 공장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되어 아이폰5의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100만명 이상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팍스콘은 지난 3년동안 자살과 폭동, 파업을 겪었다. 이로 인해 테리 고 팍스콘 회장은 월급을 올린데 이어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외부 감시기관의 입회조사를 허용했다.
그러나 현재도 팍스콘의 노동자들은 하루에 최소한 12시간 이상을 일하고 있으며 애플이 요구하는 수준의 품질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문제를 잘 알고 있는 익명의 노동자는 “중국 정저우에 있는 공장은 아이폰5 케이스의 긁힘 방지를 위한 노력이 10월 5일 좌절된 후 2교대제가 폐지되어 노동자들의 불만이 팽배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팍스콘 공장은 노동자들을 적절한 훈련도 없이 현장 생산라인에 투입시켜 1주일에 단 하루만 쉬게 하고 시간 내에 정해진 물량을 생산하면서 엄격한 생산품질 요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열악한 근무 환경을 견디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잦은 이탈로 품질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공장 주변에는 부족한 노동자를 모집하는 전단지와 광고가 넘쳐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팍스콘의 채용을 담당하는 하오 야야(郝雅雅)는 “공장에 들어온 노동자가 하루도 못 견디고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며 “팍스콘의 직원이 되는 데는 만 16세의 이상의 신체 건강하고 중등교육 정도만 받으면 누구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도 중국 북부의 타이 위엔의 팍스콘 공장에 있는 2천명의 노동자들이 관련된 싸움으로 생산이 중단되었다. 소동은 40명 이상의 노동자가 병원에 입원하고 폭동진압용 헬멧과 플라스틱 방패로 무장한 보안팀이 7만9천명이 일하고 있는 타이위엔 공장에 주둔해 일단락되었다.
애플의 대변인 스티브 다울링은 정주 공장의 생산중단과 관련된 논평을 거부했으며 팍스콘은 10월1일과 2일의 사건에 대해서는 확인해줬지만 10월 5일의 사건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절했다.
팍스콘은 애플 노키아 같은 세계적인 스마트폰 업체와 휴렛패커드 등 컴퓨터 업체를 고객으로 둔 세계 최대 전자관련 하청업체로 중국 전역에서만 100만 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그러나 명성에 걸맞지 않은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에 2010년 한 해에만 중국의 선전과 청두에 있는 공장에서 10여 건의 연쇄 투신자살 사건이 발생했으며 총 19명에 달하는 노동자가 팍스콘 공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겨주었다.
애플은 자사의 하청공장인 팍스콘의 연이은 투신자살 사건에 최고경영자까지 나서서 개선을 요구하고 조사에 나섰지만 분출되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팍스콘 공장의 계속되는 문제는 애플이 노동착취의 동조자라는 인상까지 심어줘 회사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노동환경 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멍들어 가고 있는 중국 노동시장에 팍스콘이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며 “연이은 파업과 노동조건 개선에 대한 과격한 요구분출은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게도 남의 일만은 아니다”라고 말해 국내에서와 같은 노동관리 시스템을 가지고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음을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