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자를 공제하고 금전대차를 한 경우 채권원리금 모두를 돌려받지 못한 채권자에게 선이자 부분에 종합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을까?
채무자의 부도나 파산으로 등으로 인해 채권 원리금을 모두 회수하지 못한 경우에는 이자소득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에 대해 과세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서울에 사는 甲이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A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다고 10일 밝혔다.
대법원에 따르면 채권자 甲은 2004년 12월 13일 채무자 乙에게 20억원을 대여하면서 선이자 2억원을 공제하고 18억원을 채무자 乙에게 빌려주었다.
다음해(2005년) 채무자 乙의 부도로 채권자 甲은 원리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하지만 A세무서는 甲이 공제한 선이자 2억원을 甲의 2004년 총수입금액에 산정하여 귀속종합소득세를 증액·경정하는 처분을 하였다.
채권자 甲은 세무서의 과세처분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하였지만 서울고등법원은 선이자를 공제하고 나머지 원금을 교부한 경우 비록 원금회수를 하지 못했더라도 甲은 현실로 금전의 수수가 있었던 것과 동일한 경제상의 이익을 얻었다고 판단했다.
또 이익을 얻은 시점은 선이자를 공제한 시점으로 보아야 하고 소득세법 시행령 제51조 7항(채무자 또는 제3자로부터 원금 및 이자의 전부 또는 일부를 회수할 수 없는 경우에는 회수한 금액에서 원금을 먼저 차감하여 계산한다.
이 경우 회수한 금액이 원금에 미달할 때에는 총수입금액은 이를 없는 것으로 한다)은 부도로 인해 회수불능 사유가 발생한 당해 연도(2005)에 적용되는 것이지 그 이전(2004년)에 발생한 선이자 공제 사안에 대하여는 소득세법 시행령 제51조 7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봐 甲에 대한 종합소득세 과세는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위와 같은 서울고등법원의 판단에 대하여 대법원은 2012년 6월 28일 선고(2012두9433)를 통하여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대법원은 소득세법 시행령 제51조 7항은 비영업대금에 결손이 발생하면 이를 이자소득의 차감 항목으로 반영할 수 있어야 하는데, 소득세법에는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발생하는 부당한 결과를 방지하기 위한 규정으로 해석했다.
즉 위 규정은 과세표준 확정 신고 또는 과세표준과 세액의 결정·경정 전에 회수한 전체금액이 원금에 미달하는 경우에 적용되고 특별한 예외를 두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소득세법상 이자소득의 발생여부는 그 소득발생의 원천이 되는 원금채권의 회수가능성 여부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원고승소 판결을 하였다.
대법원의 논리를 종합하여 보면 과세표준 확정 신고 또는 과세표준과 세액의 결정·경정 전에 원리금을 회수할 수 없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채권 회수불능 사유가 발생(2005년 부도)하기 전에 받은 이자소득(2004년 선이자 공제)이 있더라도 이것은 이자소득세의 과세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의 소득세법 시행령 제51조 7항에 대한 새로운 해석, 즉 '채무자의 부도나 파산으로 원리금을 회수하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이자소득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과세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판단은 선이자를 공제하고 금전을 대여하는 것이 일상적인 요즘의 현실에 비추어볼때 매우 의미가 있는 판결이라고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