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앞서 배포한 원고서 '한·미 FTA' 삭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한·미 FTA를 재협상하겠다고 했다가 도로 집어넣었다.
문 후보는 18일 오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릴 예정인 '위기의 먹거리, 희망을 말하다' 토론회에서 "한·미 FTA를 반드시 재협상 해 개방제한을 이뤄내겠다"고 말할 계획이었다.
행사에 앞서 배포한 축사 원고에는 "한·미 FTA에서 검역주권을 반드시 회복하겠다"며 "쌀, 양념채소류, 과일, 특작, 축산 등의 품목이 양허 제외가 되도록 하겠다"고 쓰여있었다.
또 "FTA로 인한 무역이득환수 및 피해보전 제도를 통해 상생기금을 만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 후보 측은 원고를 배포한 지 3시간만에 "초고를 배포해 실수가 있었다"며 수정된 원고를 재배포했다. 수정된 원고에는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한 부분이 빠져있었다.
한·미 FTA 문제는 참여정부는 물론 민주당의 아킬레스건으로 굉장히 민감한 사안이다. 참여정부는 한·미 FTA를 추진했던 전력이 있고 또 지난해에는 이를 극렬하게 반대했었다. 이에 여당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었다.
민주당의 극렬한 반대에도 결국 지난해 한·미 FTA는 통과했다. 18대 국회 때 수적으로 불리했던 민주당이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날치기를 막지 못한 것이다. 이후 지난 총선 때, 한명숙 전 대표가 '한·미 FTA 완전 폐기'를 주장했었다.
하지만 당내 온건파가 '재협상론'을 들고나오며 한 전 대표의 '폐기론' 진화에 나섰고 이후 민주당은 한·미 FTA에 대한 입장이 모호하다는 여론의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그런데 문 후보가 이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이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한·미 FTA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만 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행사에서 ▲2020년까지 친환경농업 30% 수준 상향 ▲직불제 정비와 강화를 통해 농가소득안전망 구축, 직불예산 대폭 확대 등의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