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우량 자산을 담보로 발행되는 '커버드본드'(Covered Bond)를 법제화한다.
커버드본드는 유럽을 중심으로 33개 국가에서 발행하고 있으며,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활성화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커버드본드법의 제정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한국금융연구원은 세미나를 열고, '커버드본드 발행에 관한 법률'의 제정 방안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커버드본드는 주택담보대출 등 우량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은행들이 장기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다. 투자자는 은행과 펀드를 비롯해 연기금, 정부 기관, 해외의 중앙은행 등에 한정된다.
발행한 금융회사나 금융기관이 도산해도 투자자의 우선변제가 보장되며, 담보가 부족하면 채무자의 다른 재산에 근저당 설정이 가능해 '이중' 청구권이 약속된다.
따라서 금융회사 입장에서 자금 조달이 용이하고, 투자자는 비교적 낮은 위험에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일반 차주의 경우 장기 만기, 고정 금리의 주택담보대출이 확대되는 만큼, 가계 부채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KB국민은행과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커버드본드를 발행했지만, 법적 제도가 정비되지 않은 탓에 은행의 경우에는 상당한 비용이 발생했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회사들은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뒤 긴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쓸 수 있고, 보수적 투자자들은 정부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 은행 파산 시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일 장기 만기의 고정 금리 주택담보대출 전체를 커버드본드로 운영하면 발행 규모는 약 90조원에 달할 것으로 금융위는 전망했다.
현재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10조원으로, 은행들은 이 중 30%를 2016년까지 장기 고정 금리 대출로 전환해야 한다.
채권시장 전체에서 만기 5년 미만의 단기채는 올해 6월 은행 기준 123조원(83%)을 차지하고 있다.
정지원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분기마다 점검하고, 인터넷 공시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