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사진 = 김용진 기자)
"실망을 넘어 걱정"..."참모들 왜 어드바이스 안하나"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전날(21일) 정수장학회 관련 입장표명을 했지만 오히려 '역사인식 부재' 논란만 거세게 불고 있다.
박 후보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정수장학회의 전신인 '부일장학회'가 '강압'에 의한 헌납임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번복했으며, 부일장학회의 김지태 회장을 '부정축재자'로 몰아 논란의 불씨를 크게 키우는 형국이 됐다.
이에 당 지도부를 비롯해 당내 의원들, 친박계 인사까지 '안하느니만 못한 기자회견'이 됐다는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고리 권력 4인방'인 보좌진 4명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법원 판결'에 대한 이해부족 등 인혁당과 관련한 '과거사' 논란 때와 비슷한 비판이다.
이상돈 정치쇄신특위 위원은 22일 CBS라디오에 나와 "실망을 넘어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국가재건최고회의 시절에 있었던 일은 지금 기준으로 볼 때는 법치주의에 맞지 않는 것으로, 헌정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시기인데 그 시절 조치를 두고 정당하다고 하게 되면 끝없는 논쟁을 또 야기하지 않나 라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박 후보의 '강압성' 발언 번복과 관련, '어떤 참모가 핵심 판결 내용을 잘못 알렸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내가 묻고 싶은 질문"이라고 답답해했다.
그러면서 "당에는 황우여 대표나 이주영 특보단장,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 등 쟁쟁한 법률가 출신 당직자가 많은데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심재철 최고위원도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의 사퇴 불가입장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해) 조율이 됐을 거라고 추측을 했었는데, 그게 안 된 걸로 나타나 어디에서 이렇게 문제가 나타났을지 저도 궁금하다"고 의아해했다.
또한, 박 후보의 '강압성 발언 번복으로 거듭 논란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 "본인도 (강압이 없었다는 발언은 잘못됐다고) 수정했지만 법원에서 내려진 판결을 그대로 존중해야 하지 않나 싶다"면서 "참모들이 왜 그런 어드바이스(조언)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점에서는 저도 약간 갸웃 거려진다"고 지적했다.
정수장학회 논란과 관련, 박 후보의 '불통'이 거듭 지적되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말씀을 하면 어떤 얘기든지 의견을 청취하시기는 하는데, 그 의견을 본인이 어떻게 판단을 하고 어떻게 수용을 할 것이냐의 문제"라며 "소통이니 불통이니 그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비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전날 밤 자신의 트위터(@JaeOhYi)에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며 "정수장학회는 법의 잣대가 아니라 국민들 눈의 잣대로 봐야한다. 쿠데타가 아니었으면 부일장학회를 강탈할 수 있었을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5·16쿠데타와 유신은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했다고 하면서 그때 강탈한 남의 재산은 합법이라고 한다면 자질을 의심받는다. 지금이라도 정수장학회는 말끔히 털고 가야 한다 그것이 옳은 길"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관계자 역시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인혁당 때 그런 곤란을 겪었는데, '강압성' 발언을 번복하면서 오히려 논란만 더 커지게 됐다"며 "아마 정수장학회에대해 전향적으로 입장을 밝히면 육영재단이나 영남대까지 공세가 나올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