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김필규) 수사2과는 25일 이미 구속된 사기범 이모(48세)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추가 입건하고, 이씨로부터 300만원의 뇌물을 받은 Y세관 김모(54세·5급)과장은 뇌물수수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29개 직함을 사용하며 고위층을 빙자해온 이씨는 지난 4월16일 Y세관을 찾아가 세관장에게 자민련 총재 특별보좌관 명함을 보이며 "동생이 중국에서 수입한 의류를 신속히 통관 해달라"고 청탁했다.
이 수입의류는 중국에서 임가공된 9천만원상당의 아동용 티셔츠 7만4천여점으로 4월13일 A세관을 통해 수입 통관이 시도됐으나 수입업자가 관세법 위반으로 입건됐고,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상표위조 등 우려가 있어 부산본부세관으로부터 관리대상화물로 지정됐다.
그러나 이씨의 청탁을 받은 세관장은 담당과장에게 조속한 통관을 지시, 이씨의 청탁후 약2시간만에 통관되어 이에대한 대가로 이씨는 같은 달 21일 부산 남구 모 횟집에서 김과장에게 300만원의 뇌물을 건네준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 지난 12일 검거된 이씨는 29개의 직함을 사용하면서 전·현직 국무총리를 앞세워 외국산 조기 수의계약, 경찰관 승진, 금융기관대출 등의 편의를 봐주겠다며 K수산 대표 손모(31세)씨로부터 8천600여만원을 가로채는 등 사무실까지 차려놓고 수십차례의 사기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검찰관계자는 "이씨의 여죄 추궁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며 "세관장의 지시가 직무유기나 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