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최근 신용카드를 만들기 위해 은행에 방문했다. 그에게는 일정한 소득이 없지만, 본인 명의의 부동산(가액 1억원)이 있어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은행에서는 가처분소득이 없다는 이유로 카드 발급이 '거절'됐다.
이는 최근 정부가 '신용카드 모범 규준'을 개정하고, '개인신용 1~6등급·만 20세 이상·가처분소득 월 50만원 이상'으로 카드 발급에 제한을 뒀기 때문이다.
만일 개인신용이 7등급 이하이거나 만 20세가 안되면 재직 증명을 통해서 카드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A씨처럼 재직 증명이 불가능하고, 가처분소득도 없는 경우에는 결제 능력이 있어도 카드 발급이 안될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드 이용 자격이 충분하다고 판단되지만, 예금이나 카드 등의 거래 내역이 없으면 결제 능력을 증명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그의 경우 어떻게 카드 발급을 받을 수 있을까.
우선 연금이나 예금 등의 이자소득이 있으면 비교적 쉽게 이를 증명할 수 있다.
만일 연금 등의 소득마저 일체 없다면, 신용 평가 회사의 자료나 납세증명서를 통해서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중소금융과장은 "일반적으로 신용 평가 회사에는 금융거래 기록들이 관리되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결제 능력을 판단할 수 있다. 여기에 해당이 안되면 부동산세 등 납세 내역이나 담보대출 기록으로 증명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3개월 이상 연체된 카드는 최근 1년 동안 개인신용 1~6등급이 0.4%, 7등급 이하가 9%로 22배 차이가 난다.
지난해 발급된 카드 630만건 중 약 30만건은 결제 능력이 없거나 다중 채무에 빠진 상황.
경기 악화로 다중 채무나 빚을 돌려막는 일이 2000년대 초반 이후 다시 늘고 있어 정부는 지난 22일부터 카드 발급을 줄이고 이용 한도를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 3장 이상이 연체된 채무자도 카드 발급을 새로 받을 수 없게 됐다.
향후 금융감독원은 1년에 1회 이상 카드 운영 실태를 점검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