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측, KB금융에 고용승계 공개확약 촉구
ING생명 노조가 "사지도 않을 거면서 물건에 흠집만 내지 말라"며 KB금융지주를 압박하고 나섰다.
KB금융의 ING생명 인수 추진이 2개월여간 지리하게 진행해 오며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부분에 대해서는 초지일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에 불만을 토로한 것.
23일 ING생명노조 등 ING먹튀저지와 파업사태 해결을 위한 노동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원회는 명동 KB금융지주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ING생명에 대한 인수협상이 2개월이 되고 있는데 인수와 관련된 어떤 비전도 나오지 않고 있다"며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이들은 "KB금융지주와 ING생명 한국법인간에 매각협상이 2개월간 진행되며 2조5000억원에서 3조원이 매각대금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이는 너무 고가"라며 "론스타의 먹튀 이후 또 한번의 거액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에 대한 사회적 비판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ING생명 한국법인이 지난 2011년 이익대비 73%의 주주배당을 실시하고 컨설팅 명목으로 수백억원에 달하는 자본을 유출해 금융감독원의 기관경고를 받은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들은 "중요한 것은 떠날 ING자본이 아니라 계속해서 노동을 제공할 ING생명 노동자, 보험계약을 유지하며 보험료를 납입할 고객"이라며 "이에 따라 KB금융지주는 ING자본과 협상보다 주요 이해당사자인 노동자와 계약자가 용인하는 경영목표를 밝혀 이들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용건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현재 어윤대 회장은 사외이사 몇 명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ING생명)인수를 못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며 "제일 나쁜 고객은 사지도 않으면서 살 것도 아니면서 계속 만져보고 남들은 사지도 못하게 하면서 그렇게 물건에 흠집을 내는 고객"이라며 KB금융의 행태를 꼬집었다.
또 그는 "(KB금융은)ING생명 인수를 해서 어떻게 회사를 끌고 나걸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비전과 노동자의 고용은 어떻게 할 것인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그것이 없다면 국내 5위의 생명보험회사를 인수할 자격이 없다"고 질타했다.
이기철 ING생명 노조위원장은 "오늘로 파업 85일차를 맞이하고 있지만 ING생명 한국법인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가 최근 영업양수도계약이 임박했으니 빨리 해결하고 가야 한다고 재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매각과정중 중요한 매각 이후의 노동조건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큰 이견으로 남아 있다"며 "ING생명측에서는 KB금융에서 일정 부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어 고용안정 등에 있어 그 이상의 조건을 가져갈 수 없다는 입장이다"며 최근 협상 과정을 소개했다.
이 위원장은 "이 때문에 KB금융도 일정한 책임이 있고 명확한 입장 이후 비전에 대해서 이야기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인수주체라면 고용안정에 대해서 테이블에 나와서 직접 이야기 하는 것이 맞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KB금융지주는 ING생명 노동자들의 불안감을 조속히 불식시켜야 한다"며 현재의 임금과 고용조건을 계승한다는 공개 확약하라"고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