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국회의원 수 축소 등 공감대 형성 실패…탄력받은 文 '공세'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첫 대결에서 일단 승리는 문 후보에게 돌아간 모양새다.
두 후보가 쏟아낸 정치혁신안 중 문 후보에게는 호평이, 안 후보에게는 악평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금주를 '정치혁신'에 올인했다. 지난 22일부터 "민주당이 먼저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는 말을 시작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나누는 책임총리제 도입과 지역구 200석·비례대표 100석으로 의석을 조정하는 등의 안을 내놨다.
23일에는 검경 수사권 조정, 검사가 자신의 기소에 책임지는 인사시스템 도입 등 권력기관에 대한 개혁에 나서더니 24일에는 정경유착을 뿌리뽑기 위한 국민청렴위원회 설치 등을 제안했다.
이러면서 문 후보는 안 후보의 중앙당 폐지, 국회의원 수 축소, 국고보조금 축소 등을 전례없이 강도높게 비판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의 방안이 현실적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며 "이것이 우리 정치를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고 국민들과 정치권의 고민을 모을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과거에는 안 후보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던 문 후보가 '의문'이란 말을 네 번이나 써가며 정당정치 불신에 대한 바람으로 탄생한 안 후보의 정치혁신안에 정면 반박한 것이다.
문 후보는 "안 후보가 정치권 밖에서 현실정치를 비판하고 새로운 정치를 주장하는 것에서 벗어나 정치권으로 들어왔다"며 "안 후보도 호랑이굴로 들어온 상태"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이에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민주당의 반박을 "기득권의 반발"로 규정했지만 민주당은 안 후보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안 후보가 내세운 혁신안들을 이날 오전부터 오후까지 조목조목 반박해가고 있다. 이 같은 민주당의 태도는 안 후보의 혁신안이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감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의 혁신안에 대해 언론들은 일제히 '설익었다'는 평가도 내놨고 서울대 조국 교수 또한 "안 후보의 혁신안은 우리나라 정치구조와 맞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문 후보의 혁신안에 대해선 "총선 때 진작 내놨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평했다.
이에 힘을 얻은 민주당이 전방위적으로 안 후보를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일화가 임박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미 정치권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를 단일화 논의 시점으로 보고있는 만큼, 두 진영 모두 이슈 선점 혹은 주도권 잡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안철수 바람'이 불었던 이유인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을 문 후보가 화두로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 역시 "어젠다 싸움이 앞으로의 지지율 변화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고 전망, 두 후보간의 대결이 향후 이어질 단일화 논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