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금리 2010년 11월 이후 최저수준
대출금리는 금리통계 편제 이래 최저 금리
은행권 최대실적 기록 1년만에 수익성 우려할 판
은행권이 저금리 쓰나미를 맞고 비틀거리고 있다.
지난해 20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며 성과급 잔치로 기세등등했던 은행권이 불과 1년만에 저금리 리스크에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9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9월중 신규취급액기준 저축성금리는 연 3.18%로 전월대비 1bp 하락했고, 대출금리는 연 5.13%로 전월대비 9bp가 떨어졌다.
저축성금리 3.18%는 지난 2010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고, 대출금리 연 5.13%는 1996년 금리통계 편제 이래 최저 수준이다.
대출금리의 경우는 코픽스 하락, 보금자리론 금리인하 등으로 가계대출금리가 4bp가 하락했고, 기업대출금리도 우량기업에 대한 대출증가 등의 영향으로 6bp가 떨어진데 따른 것.
대출금리와 저축성수신금리의 차이(예대금리차)는 1.95%p로 전월대비 8bp 축소됐으며, 총대출금리와 총수신금리의 차이는 2.71%p로 전월대비 4bp 축소됐다.
국내 시중은행들의 수익구조에서 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가운데 예금금리의 하락과 그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진 대출금리의 추락은 은행권에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일반은행은 물론 비은행기관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도 일제히 하락했다.
최근 또 다시 구조조정의 한파를 맞고 있는 상호저축은행은 예금금리가 12bp하락하고, 대출금리도 18bp 하락하는 등 변동폭이 가장 컸다.
신용협동조합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각각 12bp와 10bp 하락으로 균형을 맞춘 반면 상호금융은 예금금리는 11bp 하락했지만 대출금리는 1bp 하락하는 수준에 그쳤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임원은 "저금리가 지속되다 보면 예금고객자의 이탈이 불가피하며, 이를 막기 위해 고금리 상품을 운용하다 보면 사실상 자금을 운용할 곳이 없는 가운데 리스크가 늘어날 공산이 높다"며 은행권의 우려를 전했다.
실제 국내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급강하했다.
29일 금융감독원이 밝힌 '국내은행의 2012년 3분기중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올 1월부터 9월중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7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의 12조3000억원에 비해 4조8000억원(39.2%)이 감소했다.
이는 전년 2분기 중 발생된 현대건설 주식매각과 같은 일회성 특별요인 감소와 금년 중 충당금 적립 확대 등에 기인한 것이지만 문제는 앞으로 상당기간 이 같은 실적 저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은행의 3분기 이자이익은 9조5000억원으로 직전분기의 9조6000억원에 대비해 1000억원 정도 감소했으며 전년동기 대비로는 4000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와 예대금리차 및 순이자마진율이 축소됨에 따라 이 같은 이자이익 감소세는 장기추세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3분기 2.98%였으나 올해 3분기 2.75%로 0.23%p가 줄었으며, 순이자마진율은 지난해 3분기 2.31%에서 올 3분기 2.06%로 0.25%p가 감소했다.
국내은행의 수익 대부분이 이자수익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올 3분기 비이자수익이 9000억원으로 직전분기 대비 1000억원 증가한 대목한 상대적으로 안심 요인이 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올 3분기 국내은행 대손비용은 2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와 같은 수준이며 직전분기 대비로는 2000억원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장기간 경기침체로 웅진그룹 등 기업부실 사태의 영향이 커질 경우 대손비용은 상당폭 늘어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2011년 하반기 이후 일회성 이익 감소 및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으로 수익성지표가 악화된데다 올 들어 예대마진 축소 등으로 영업이익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