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 재산세 강화 바람직하지 않아"
국민의 정부 당시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강봉균 전 의원은 31일 "대선 복지공약을 위해선 증세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강 전 장관은 재원조달을 위해 현행 10%인 부가가치세율을 12%로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 전 장관은 이날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NSI) 건전재정포럼 정책토론회에서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복지공약 재원조달 방안이 불확실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강 전 장관은 양당 복지공약에 천문학적 규모의 재원이 필요한 만큼, 정부가 주장해온 세출예산 구조개혁, 비과세 감면 정비, 탈세방지 등 정부가 추진하는 조세정책 방향은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앞서 재정당국이 향후 5년간 양당의 교육, 보육, 의료, 일자리 등 복지공약 이행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분석한 결과 새누리당 공약은 75조3000억원, 민주당 공약은 164조7000억원의 예산이 더 필요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강 전 장관은 "현행 10%인 부가가치세율을 2%p 올리면 연평균 15조원의 세수효과로 가장 확실한 복지재원 확충 방안이 된다"며 부가세 인상방안을 주장했다.
그는 부가세율 인상이 저소득층에 상대적으로 불리하고 물가상승 등 역효과가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선 "부가세 납부는 (현실적으로) 기업이 하고 있고, 물가상승 또한 일시적"이라며 장기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는 소득세 증세방안과 재산세 확대 등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증세방안은 소득재분배 역행과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을 이유로 적합하지 않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강 전 장관은 특히 "국민들에게 '증세 없는 복지는 없다'는 말을 솔직하게 할 수 있는 지도자만이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강 전 장관이 주장한 부가세 인상안과 함께 종합부동산세 강화 방안, 부가세 간이과세 제도 검토, 금융소득종합과세 및 주식양도차익 과세, 술·담배 등에 대한 개별소비세 추가 징수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강 전 장관은 행정고시 6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경제기획원 등에서 활동한 경제관료 출신으로 김영삼 정부 시절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냈고, 김대중 정부 들어와 재정경제부 장관(1999년 5월~2000년 1월)을 역임한 바 있다. 16~18대 국회의원(민주당, 열린우리당)을 지내면서 당 정책위의장을 지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