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던 국세청 부이사관이 공직을 떠나는 이유

장권철 전 국세청 세원정보과장이 공직을 떠난다는 소식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국세청 관계자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아직 사표를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주변에 자신을 뜻을 전달하며 공직생활을 정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전해지는 말들을 종합하면, 장 과장이 국세청을 떠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건강상의 문제, 둘째는 최근 단행된 인사에 따른 일종의 서운함이다.

장 과장은 국세청 내 격무직위 중 하나로 평가받는 세원정보과장을 2022년 7월부터 2년 넘게 역임하며 건강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심장 스탠스 시술과 약물 치료를 고민할 정도로 몸에 무리가 왔다는 것. 현재는 남은 연가를 사용해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조만간 정식 병가를 내고 퇴직 시기(11월 말 예상)를 조율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건강 문제도 문제지만, 최근 단행된 전보 인사가 퇴직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 아니겠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장 과장은 지난달 말 단행된 인사에서 제주도에 위치한 국세공무원교육원 교육지원과장으로 발령났다. 다소 무게감이 떨어지는 자리로 이동하면서 의구심을 품는 이들이 많았는데, 당사자에겐 더 큰 실망감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는 전언이다.

장 과장은 2022년 초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되면서 국세청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그리고 지난해 말 세무대 출신 선배들을 제치고 부이사관으로 먼저 승진, 창창한 앞날을 기대케했다. 김창기 전 국세청장은 장 전 과장에 대한 무한신뢰를 보이며 보통 1년이면 교체되는 세원정보과장을 2년 역임하게 했다.

하지만 국세청장 교체를 앞둔 시기에 묘한 기류가 형성됐다. 장 과장이 강민수 현 국세청장의 경쟁 상대였던 인물의 측근으로 분류,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 것.

본인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실제로 좌천성 인사를 당하며 국세청을 떠날 결심을 굳힌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새 술은 새 부대'라는 이유로 장 과장 밑에서 동고동락한 세원정보과 팀장 5명 중 4명이 통째로 교체된 것도 장 과장의 퇴직에 큰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장 과장을 잘 아는 국세청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한 국세청 관계자는 "아까운 인재가 국세청을 떠나게 됐다"며 "아직 사표를 내지는 않았지만 장 과장의 성격상 결심을 바꾸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