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회계연도는 임기가 끝나 물러나는 정부가 새 정부의 첫 해 예산을 편성하는 모순이 있어 회계연도 기준 시점을 1월에서 8월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통합당 민병두 의원은 1일 "회계연도 기준시점을 새정부 출범 이후인 8월로 변경해야 새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에 부합하는 예산안 수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예산은 '정책과 국정운영 철학이 숫자로 표현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며 "12월 19일 대선이 끝나고 새 정부는 2월 말에 출범하는데, 새 정부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첫 해' 예산은 물러나는 정부가 수립하는 모순된 상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로 올해 예결특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정부 제출 국세외 수입 항목 가운데 ▲산업은행 매각 ▲인천공항 매각 대금이 약 8조원 규모인데 현재 대선후보로 출마한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 등 그 누구도 동의하지 않고 있다"며 현행 회계연도의 모순 사례를 제시했다.
또 "현행 1월제 회계연도는 국회의원 임기말 '묻지마 예산심의'의 제도적 주범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국회의원의 임기 4년차가 되면 총선은 4월에 있고, 예산 심의는 11월에 하는 꼴이 된다"며 "이 시기는 '지역구 선거운동'으로 바쁜 시기여서 예산안 부실 심의가 불가피하고, 선심성 지역구 예산 챙기기가 남발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계연도를 현행 1월에서 8월로 바꿀 경우 대통령 당선자 입장에서는 새정부의 국정운영 철학이 반영된 첫해 예산을 수립하는 것이 가능해지며, 국회의원 입장에서는 예산 심의의 내실화, 선심성 지역구 예산 챙기기의 완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도 매우 예외적으로 대선이 있던 해인 2007년 10월 초, 2008년 회계연도 예산안 편성은 새 정부에서 해야 한다며 국회가 대통령 선거일 이후에 심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 12월 28일 예산안을 통과시킨 전력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으로 누가 당선되든 현행 1월에서 8월로 회계연도를 변경하는 것이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