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A씨는 며칠 전 신용카드를 만들기 위해서 은행에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은행은 A씨의 가처분소득이 없다는 이유로 카드 발급을 '거절'했습니다.
어린이집은 A씨 부부가 함께 운영하고 있지만, 명의가 그의 배우자 이름으로 돼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최근 정부가 '개인신용 1~6등급·만 20세 이상·가처분소득 월 50만원 이상'이 아닌 경우 신용카드 신규 발급을 금지시키자, 은행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조건들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재직 증명이나 예금 및 연금 소득, 대출 기록, 납세증명서를 제출하면 카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들이 복잡할 뿐만 아니라 은행에 방문한 손님들이 망신을 당하거나 항의하는 일도 적지 않아 은행원들은 난감하다고 합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드 이용 자격이 충분하다고 판단돼도, 예금과 대출, 카드 등의 거래 내역이 없어 결제 능력을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카드 규제가 세지면서 대출 수요가 대부업이나 사채시장으로 몰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요.
과도한 소비나 외상 구매를 줄이고, 2000년대 초 카드 연체 사태를 막으려는 것이 정부의 취지였지만, 이 같은 부작용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발급된 카드 630만장 중 약 30만건은 결제 능력이 없거나 다중 채무에 빠졌으며, 앞으로는 카드 3장 이상이 연체된 채무자도 카드 발급을 새로 받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경기 악화로 다중 채무나 빚을 돌려막는 일이 최근 들어 늘고 있어 이에 미리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대부업이나 사채시장에 대출이 몰리는 것을 막으려면 은행권이 저소득층 등에 새희망홀씨와 같은 정책적 대출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