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외국인 노동자의 지속적인 국내유입과 이주민 국적의 다양화 등으로 인해 다인종·다문화사회로 급속히 이동 중인 가운데, 다문화정책의 초보적인 단계인 동화주의 정책을 사회통합에 역점을 두는 문화다원주의 정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우리 국민과 소수민 간의 사회통합을 위해 관련 법률의 제정 등 입법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처장 고현욱)는 6일 이슈와 논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근로자, 결혼이민자, 북한이탈주민 등 다양한 소수민들을 대상으로 출신지역과 인종·언어로 인한 각종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법률을 제정함으로써 문화다양성에 대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휘정 입법조사관은 "동화주의가 이주민들에게 우리나라 국민으로의 합류를 허용하는 대가로 이주민의 문화적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인 반면, 문화다원주의는 주류사회 문화의 존재를 인정하는 동시에 다양한 집단의 문화정체성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화다원주의의 실현을 위해 일반 국민의 다문화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 문화다양성 교육이 시급하다"며 "이 때 주류인 대중문화 뿐 아니라 계층 간, 사회적 집단 간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가 매개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국민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방송과 인터넷 매체 등을 적극 활용해 다문화 프로그램의 방영과 캠페인 등을 실시하는 것도 다문화에 대한 공감능력을 높이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이주민의 모국문화 향유 및 문화적 표현 기회를 확대하고 소통의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다언어 종합방송을 도입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김 조사관은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 2월 국회 비준을 거쳐 같은 해 7월 협약을 정식 발효한 유네스코 '문화다양성협약'의 110번째 비준국가로 이러한 협약의 후속조치이자 지향점으로 관련 법률을 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여성가족부 소관의 '다문화가족지원법'과 법무부 소관의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이 제정돼 있으나, 개별적인 사안에 대한 특별법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