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주호영 의원, 소득세법 개정안 발의
야권 '부자감세' 반발 가능성…대선 앞둔 '눈치보기' 지적도
무려 23년간 묵은 고가 미술품 거래 양도세 과세 문제를 두고 연말 또 다시 국회에서 '격론'이 발생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미술품 양도세 비과세 연장을 주장했던 미술계가 의원입법 형식을 통해 또 다시 양도세 과세유예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일각에선 법안 발의 시기가 연말 세법심의가 한창인 현 시점에 나온 것을 토대로 최근 경제민주화 및 세원양성화 분위기에 눈치를 본 '끼워 넣기' 법안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은 6000만원 이상 미술품 거래에서 발생된 양도차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시기를 4년 더 유예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미술시장 규모가 경기불황 여파로 2010년 4800억원에서 2011년 3700억원으로 침체된 것으로 추정되며, 미술시장의 적극적인 부양책 강구가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법안취지를 설명했다.
정부안대로 작고(作故)한 작가의 6000만원 이상 미술품 거래로 발생되는 양도세 수익이 연간 16억원에 불과한 만큼, 세금 부과의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번 법안은 당초 미술품 양도세 시행을 코 앞에 둔 2010년말 정기국회에서 문광부 장관을 역임했던 당시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이 낸 입법안과 똑같은 논리다.미술품 거래시장에 과세장치가 도입되는 시기를 더 지연시키겠다는 것이 법안의 골자.
업계는 시장위축을 우려하고 있으나, 과세유예는 사회적으로 지속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킨 음성적인 미술품 검은 뒷거래를 조장한다는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미술업계 일각에선 정부가 과세를 시행하더라도 세수입이 작을 것이라며 법안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정작 과세 실효성을 지속적으로 낮춘 것은 업계 측이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이는 당초 정부가 법안을 고안한 1990년 당시에는 평가액 2000만원에 세율 40~60%로 설계됐지만, 시장위축을 주장한 업계의 지속적인 반대의견에 부딪혀 과세대상과 세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졌다는 사실로도 입증된다.
실제로 당장 내년 시행을 앞둔 과세방안은 작고(作故)한 예술가의 6000만원 이상 미술품에 한정되며, 세율 또한 기타소득으로 분류시켜 20%로 낮춰졌다. 일단 제도시행에 초점을 맞춘 정부가 계속 정치권과 미술업계의 요구사항을 수용한 결과다.
일단 법안이 제출됐으나, 연말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예전처럼 국회의 동의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 현재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경제민주화를 이슈로 내세우며 과세투명성을 강조하고 있고, 특히 야당은 주로 고소득층에 감세혜택을 주는 법안들에 대해 '부자감세' 프레임으로 강하게 반발하는 기류가 역력한 상황에서 이번 미술품 과세유예 법안심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만약 미술품 양도세 비과세 연장법안이 통과될 경우, 정치권이 말만 앞세운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 또한 올해 논란이 된 종교인 과세문제를 포함, 세원투명성을 넓힌다는 정책방향 자체가 틀어질 가능성이 있는 민감한 문제다.
세제당국은 당초 원안대로 과세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고가 미술품 거래 양도세와 관련, 미술업계 측과 추가로 협의한 사실은 없고 당초 원안대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라며 "세원양성화를 위해 무엇보다도 과세를 더 이상 미루지 않고 예정대로 시행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법안심의 일정상 조세소위 회부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보통 소위 법안심사 전에 상임위 전체회의서 안건을 상정한 뒤에 회부되는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여야 간사간 합의로 곧바로 소위에서 법안심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