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재정지출 축소 가능성 낮아"
민관 경제전문가들이 미국 재정절벽(fiscal cliff) 문제가 향후 국내외 경제의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말 종료되는 미국 경기부양책 종료, 자동재정적자감축 실행에 따라 약 5000억 달러 이상의 재정 긴축효과가 예상되는데, 미국 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대내외적으로 매우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민관 합동 경제·금융 점검 간담회'를 주재하고 최근 유럽재정위기와 국내외 경제·금융시장 동향에 대해 폭 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9월 이후 유럽 재정위기 리스크가 다소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매입(OMT)계획이 발표된 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재정위기국가의 자금조달 우려가 상당부분 완화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스페인의 전면 구제금융 신청이 더 지연될 경우, 여전히 국제금융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선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가 주요 이슈로 논의됐다. 미국, 중국 등 세계경제를 이끄는 G2 국가들의 경기가 최근 회복추세지만, 미국 재정절벽 문제 해결여부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이 거론됐다.
실제로 미국은 고용, 주택시장 지표 등을 중심으로 소폭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내년 이후에도 재정절벽 우려감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경기회복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감세 혜택 종료로 인해 미국 개별가구의 세금 부담 수준이 가계소득의 상당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올해 말 이전에 재정절벽 완화를 위한 미국 내 정치적 합의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결국에는 정치적 합의가 성사돼 당초 우려됐던 급격한 재정절벽 사태보다는 일부 재정지출이 축소되는 '재정비탈(fiscal slope)'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미국, 중국과 달리 유럽의 실물경기 회복은 상당히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우리나라 경기는 글로벌 경기회복세를 가정할 때, 연말 이후 서서히 회복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박 장관을 비롯해 권구훈 골드만삭스 전무,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실장, 김도완 국제금융센터 실장, 마득락 대우증권 상무, 이재우 BoA 메릴린치 수석이코노미스트, 임한규 우리투자증권 이사 등이 배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