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모두 "증세 필요성 공감"
소득·법인·부가세, 인상안 '차이점'
대선 후보들 모두 경제민주화, 복지확대 등을 공약 전면에 내세우며 복지재원 확충을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실질적인 증세 방안에 있어서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새누리당), 문재인(민주통합당), 안철수(무소속) 등 대선후보 '빅3'가 내놓은 조세공약을 살펴보면 세부담을 늘리는데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법인세와 소득세 인상 방안에 입장차이가 다소 크며 부가가치세 증세에도 서로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한국납세자연합회가 23일 발표한 '제18대 대통령선거의 세금공약과 납세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대선 후보자 및 후보자 캠프에서 내놓은 조세공약을 분석한 결과,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증세가 불가피하지만 구체적인 세금 인상 방안은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납세자연합회가 구성한 제18대 대통령선거 세금공약특별위원회(김갑순 동국대 교수 외 4명)는 이날 서울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납세자포럼을 열고, 그동안 주요 언론매체에 보도된 대선 후보들의 조세공약을 심층 분석·논의했다.
우선 세금공약특별위에 따르면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 대선후보들은 경제민주화, 복지확대 등 자신들의 공약을 실천할 재원을 마련하는데 모두 증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박 후보의 경우 증세에 앞서 현행 정부의 세출예산을 보다 효율화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향을 제시했고, 안 후보의 경우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된 '보편적 증세'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선후보들은 증세를 해야한다는 입장에는 모두 동의했지만, 구체적인 세목별 증세 방안에는 큰 차이점을 보였다.
특히 경제민주화의 최대 이슈로 부상한 재벌, 고소득층 등 부자증세 방안에 있어 여·야 후보들 사이의 견해차는 더욱 컸다.
우선 법인세 증세 방안의 경우 박근혜 후보 측은 법인세율을 올리는 대신 각종 조세감면을 축소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급격한 세율인상 보다는 비과세·감면 제도를 정비해 세금을 제대로 거두겠다는 설명이다.
문재인 후보 캠프의 경우에는 현행 22%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25%까지 인상하고, R&D 및 임시투자세액 공제제도 등 대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제도를 철회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안철수 후보 측은 다른 후보들과 달리 법인세율을 직접 올리기 보다는 OECD 회원국 평균보다 낮은 법인세 실효세율을 올리고, 세율구간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각종 비과세·감면을 줄여 실효세율을 높이고, 최고세율을 적용 받는 기업들을 늘리겠다는 공약이다.
일명 '부자증세'로 일컬어지는 소득세 인상의 경우 박 후보와 안 후보는 일단 금융소득 과세를 강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특히 박 후보 진영은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을 현행보다 하향조정하고 주식양도차익 과세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문 후보의 경우에는 다른 두 후보 보다 구체적인 소득세 증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문 후보 캠프는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 이외에도 현재 3억원 초과로 기준이 설정된 소득세 최고세율(38%) 과표구간을 1억5000만원 초과로 대폭 하향조정 하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부자세금인 종합부동산세에 대해서는 박 후보 측은 이미 위헌판결이 났고 과도한 징벌적 제도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문 후보 측은 고가부동산 소유자에 대한 과세 강화가 필요하며, 종부세 부과기준을 6억원으로 대폭 하향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 후보 측 입장은 비거주용 토지를 중심으로 종부세 등 보유세를 강화하는 대신, 주택거래 활성화 등을 위해 취득세·양도세 등 거래세는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부가가치세의 경우 박 후보 측은 세율 인상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부가세율을 2%p 인상하면 연간 30조원 가량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지만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의 경우 부가세 인상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안 후보 측은 부가세율 인상 대신에 간이과세자 기준을 현행 연매출 4800만원 이하에서 9600만원 이하로 상향조정하고, 부가세 면세 기준도 연 2400만원에서 4200만원으로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