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소비심리.. 새로운 기술·서비스로 녹인다
맞춤 서비스, 관리비 절감, 생활편의로 주택가치 높여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등 건설사들이 주택경기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와 건설기술을 도입해 아파트의 주거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적극 구사하고 나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주택경기의 침체로 실수요자 중심으로 투자가치가 높은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자 아파트의 주거환경과 주거서비스를 차별화하여 주택의 가치를 높여 소비자의 주목을 받는 전략을 구사하는 건설사가 늘어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친환경 녹지시설을 강화하거나 입주민의 생활편의를 높여주는 신개념 생활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에너지 절감기술을 도입해 관리비 부담을 낮추는 등 실질적으로 주거가치를 높여주는 쪽으로 차별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건설사들이 그동안 분양가 할인, 무이자 대출 등의 유리한 가격조건을 제시하거나 김치냉장고, 식기건조기 등을 빌트인 방식으로 끼워넣는 메리트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해온 것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생태공원, 골프코스, 가족공간 등… 단지 가치 높여
현대건설이 최근 준공한 서울 양천구 국민임대주택단지에 설치한 생태 저류지는 홍수 방지용이지만 소비자들의 높아진 환경요구에 맞춰 다양한 녹색기술을 도입해 특이 생물 서식지로 가꿔 호평을 받았다.
이 빗물 저류지는 주민들의 친수공간 활용은 물론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는 생태적 수질정화 공법이 도입되어 멸종위기2급 동물인 맹꽁이 서식지, 물고기 이동을 위한 어도(魚道) 등이 조성돼 있다. 현대건설은 3년에 걸친 서식지 복원으로 맹꽁이‧참개구리‧청개구리‧한국산 개구리 등 총 4종의 양서류가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외에도 두 개의 저류지를 잇는 핵심 생태축에는 소형 포유류의 이동을 위한 생태통로도 조성돼 있으며 생태통로 안에는 소형 포유류가 물을 마시거나 몸을 숨길 수 있는 공간까지 배려했다. 현대건설은 토목과 환경기술의 우위를 바탕으로 앞으로 환경친화적 주거환경을 조성해 차별화를 이룬다는 전략이다.
GS건설은 주택내부 공간을 차별화하여 가치를 높이는 소프트웨어적인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주부가 주방일을 할 때 가족과 소통이 단절되는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는 평면설계를 내 놓았다.
주방과 거실이 연결되는 공간에 '알파룸'을 설치해 가족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이 공간은 선택형으로 구성해 입주자의 취향에따라 문을 설치하면 침실로도 활용 할 수 있으며 거실과 함께 가족공간으로도 활용 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롯데건설이 신동백지구에서 분양하고 있는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 단지는 고품격 아파트로서의 부대시설을 골고루 갖춰 단지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롯데는 단지내에 30~50m 규모의 6홀 파3 골프장을 설치한다. 일반 아파트의 소규모 실내연습장과 달리 클럽하우스까지 갖추고 있으며 6m에 달하는 18개 타석 연습장 20m 롱퍼팅그린, 스크린골프, 피칭룸까지 갖추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25m 4개 레인을 갖춘 실내수영장과 800 여㎡의 대형 휘트니센터까지 설치해 고급 주택단지로서의 면모를 갖출 예정이다.
다양한 맞춤 서비스로 입주민과 주택의 품격 높여
대우건설은 입주민에 대한 종합 주거문화서비스인 ‘라이프 프리미엄’ 프로그램을 개발해 당진, 울산, 용인 푸르지오에 도입했다.
대부분 건설사들이 입주 후 하자보수 서비스에 그치는데서 벗어나 ‘라이프 프리미엄’ 프로그램은 입주민들이 단지의 조경시설과 주민공동시설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이다.
이 프로그램은 집으로 가는 숲길, 어린이들의 놀이공간과 학습공간을 안전하게 이어주는 ‘키즈벨트’ 등 쾌적한 환경을 즐길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평소 주부가 혼자하기 어려운 못박기, 전등교체 등의 가사를 도와주는 ‘대신맨 서비스’는 아파트의 거주문화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입주민들이 자전거를 함께 탈 수 있는 ‘자전거 쉐어링’, 집들이 웰컴 파티, ‘텃밭 가꾸기’와 같이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이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맞춤형 프로그램들도 포함되어 있다.
대우건설은 이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각 계층의 소비자 의견을 청취하는 등 수년간의 연구개발을 진행해 각 아파트 단지에 알맞게 도입할 수 있는 약 40 여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
대림산업은 겨울로 접어들면서 동계기간 중 취약해 질 수 있는 시설 점검과 수리를 자발적으로 찾아와 해주는 월동준비 서비스 '홈커밍 데이'를 입주민에게 제공한다.
대림산업의 건축설비 담당 팀장은 "아파트를 지은 사람이 아파트를 가장 잘 안다는 발상에서 출발한 서비스”라며 “올바른 아파트 시설물관리 문화를 정착시켜 고객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기술개발 통해 에너지 절감...관리비 부담완화로 만족도 제고
대림산업은 입주민의 관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 ‘0’ 기술을 개발 상용화했다.
대림산업은 12월부터 입주하는 ‘e편한세상 광교’의 부속동을 에너지 저감기술과 신재생에너지 등을 활용하여 국내 최초 냉난방 에너지 자립 건물을 실현했다.
이 단지의 부속동은 주민공동시설과 주민운동시설, 관리사무소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냉난방 에너지 자립형으로 여름에는 평균 26˚c, 겨울에는 23˚c를 유지한다.
단열 등 저감기술로 에너지를 80% 절약하고 지열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나머지 20%의 에너지를 충당하여 냉난방 에너지를 ‘0’ 가 되게 한다.
대림산업은 진공복층유리, 고성능 단열시스템, 고기밀 시공 등 다양한 에너지 저감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일반 유리에 비해 단열성능이 5배 이상 향상된 것으로 평가된다.
지열 냉난방 시스템은 여름철엔 대기보다 차가운 땅 속 온도를 이용해 냉방에 활용하고, 겨울철에는 따뜻한 지중열을 흡수하여 난방을 한다. 지열 냉난방 시스템을 운영하는데 소요되는 전력은 외부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으로 확보한다. 이를 통해 관리비용이 연간 2천4백만원 가량 절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입주민들이 첨단시설을 저렴한 관리비로 이용할 수 있게됨에 따라 주택의 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