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화하고 에너지기업과 협력관계 구축해야
오바마 2기 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미국 시장이 우리 건설업계의 새로운 기회로 부상할 전망이다.
해외건설협회(해건협)는 지난달 재출범한 오바마 정부가 셰일가스 개발과 관련, 인프라 구축을 전폭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9일 이 같이 밝혔다.
해건협은 오바마 대선 캠프와 외신 보도를 분석한 결과 2기 정부가 셰일가스를 비롯한 천연가스 부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2020년까지 원유 순수입량을 절반으로 감축하고 6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전했다.
셰일가스는 진흙이 층층이 쌓인 뒤 물기가 빠지면서 굳은 암석인 진흙퇴적암층(셰일)에 함유된 가스이다. 총매장량은 전 세계가 60년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관련 인프라는 국내 건설업계가 특히 강점을 지닌 석유화학·발전플랜트, 가스 수출용 터미널, 셰일가스를 포집하고 이송하기 위한 파이프 등이다.
주요 석유화학기업들은 셰일가스를 통해 기초 원료인 에탄을 좀 더 저렴한 값에 확보하면 생산 수익성이 향상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2018년까지 에틸렌 1천250만t을 추가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천연가스 공급량 증가에 맞춰 가스복합화력발전 비중도 늘어나 대규모 발전플랜트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천연가스 수출용 터미널 건설 계획을 검토 중이고, 2035년까지 셰일가스의 포집·이송을 위한 파이프를 매년 2만9천767㎞씩 새로 설치할 예정이어서 토목공사 수요도 풍부하다.
우리 건설업계의 미국 수주실적은 1970년부터 현재까지 253건, 59억4천만달러에 불과해 전체 해외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에 그쳤다.
해건협은 유럽계 건설사들이 70% 이상을 점유한 미국 시장에서 우리 건설업계가 셰일가스 호재를 누리려면 개발 초기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에너지·자원 관련 기업이 운영 중인 '셰일가스 민관협의회'에 적극 참여하고 북미·유럽 에너지기업과도 협력관계를 구축하며 미국 현지 건설사·엔지니어링업체와 합작·인수합병을 위한 현지화도 검토할만 하다는 이야기다.
해건협의 한 관계자는 "금융조달, 하도급업체관리, 건설사업관리(CM), 프로젝트관리(PM), 클레임 대응능력 등 미국식 경영기법 습득도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