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실패에 국정원 악플사건까지…'여론 악화'
12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발사가 성공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정부 당국이 비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북한은 이날 오전 9시49분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은하 3호를 발사한 뒤 9시59분에 광명성 3호를 궤도에 진입시켰다고 발표했다.
북미 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의 관계자들도 북한의 장거리 로켓이 미국의 미사일 경보 시스템에 포착됐으며, 이 로켓이 지구 궤도에 발사물을 올려놓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10일 발사 준비 과정에서 기술적 결함이 발견됐다며 발사기간을 10~22일에서 29일로 일주일 연장한 바 있다.
더불어 당국은 발사 불과 하루 전인 11일 북한이 로켓을 발사대에서 해체해 수리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로켓에 비교적 심각한 기술적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이번 주 안으로는 발사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북한이 예상을 뒤엎고 12일 오전 로켓 발사를 단행하자 우리 정부의 정보력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발사가 임박한 순간까지도 관련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고,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날 국가정보원 직원이 인터넷에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비방 글을 올리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민주당 측의 현 정권에 대한 대북 정보력 공세가 강화됐다.
문 후보 측 미래캠프 남북경제연합위원회 홍익표 위원장은 "이명박-새누리당 정부 들어서 3번째 이뤄진 이번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당면해 정부의 부실한 대처와 안보무능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안보무능과 정보무능을 성찰하지 않고 참여정부 탓으로 돌리는 무책임함 앞에서는 아연실색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홍 위원장은 이어 "조간신문들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북한은 보란 듯 장거리 로켓 발사 실험을 실시했다"며 "이는 이명박 정부가 얼마나 대북정보에 깜깜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자신의 트위터(@jwp615)를 통해 "정보당국은 할 일은 하지 않고 하지 않을 악플 달기만 했느냐"며 "안보를 자랑한 MB정부와 새누리당인데 오늘 아침까지 해체 보도가 계속됐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궤도진입성공이냐(라는 질문에)에 '확인 불가'라고 답하다, 메모 받고 미 CIA 성공확인이라고 (말한다)"면서 "발사예고도 일본 통해서 아는 통일봉남? 안보무능 새누리당 정권!"이라고 정부와 새누리당을 꼬집었다.
이석현 민주통합당 의원(@lsh4u)도 "북한로켓, 어제까지도 해체했고 수리할거라더니…20층 빌딩높이 로켓도 식별못하나!"라며 "김정일 사망 때도 이틀 후에 북한TV 보고 알더니…교수 이메일까지 뒤지는 정보기관들, 민간정보엔 귀신! 대북정보 등신!"이라고 공격했다.
같은 당 은수미 의원(@hopesumi)도 "현정부의 안보무능력은 심각하다. 담배값까지 식별한다는 위성으로 20층 높이 로켓이 분리되었는지 알지못한다?"라고, 진중권 동양대 교수(@unheim)는 "로켓 발사를 못 막은 것은 어쩔 수 없다쳐도, 로켓 발사 사실조차 몰랐다는 것은 한 마디로 안보에 구멍이 났다는 얘기"라고지적했다.
더불어 최근 우리 정부의 나로호 발사가 실패한 데 비해 북한의 위성 로켓은 궤도 진입에 성공하자 기술 당국과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트위터리안 @mad*** 씨는 "우리는 4대강 삽질하는 동안 북한은 로켓 앞에 탑재한 물체를 인공위성 궤도에 진입성공…이거 참…"이라고 한탄했고, @S_H***** 씨는 "나로호는 완전 민망하게 되었네. 과학기술부 없앤 효과인가? 거기다 그렇게 안보 운운하던 정부는 발사시점조차 북한한테 낚인꼴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hyu**씨는 "우린 큰 돈 들여 러시아 도움 받고도 못쏘는 미사일을 북한은 하룻밤 만에 분해 조립해서 쏘아올린다"라고, @jung**** 씨는 "북한에 로켓 기술이 5~7년 뒤졌다는데 한국은 당파싸움만 하고 앉아있으니 답답하구나"라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국방위 긴급 전체회의에 출석해 "어제 오후에 미사일 발사체가 발사대에 장착돼 있음을 확인하고 청와대에 보고했다"며 군 또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전날 로켓 해체 보도와 더불어 우리 군은 통합 태스크포스(TF) 책임자 계급을 하향 조정하고 근무자 수를 축소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오전 국방부 브리핑에서 김민석 대변인은 "(발사 징후)에 정확한 파악은 어렵다"고 답한 바 있어 정보당국의 책임론은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