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결혼풍속도…"외국인 결혼 OK, 결혼 필수 NO"

미혼여성 결혼 필수인식 비율 43.3% 불과

사회문화와 인구구조가 바뀌면서 국민들의 결혼에 대한 인식도 상당히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화가 진행되면서 외국인과 결혼할 수 있다는 개방적인 인식을 가진 비율이 늘어난 반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느끼는 미혼 성인남녀들의 비율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5.9%, '외국인과 결혼해도 상관없다는 견해를 가진 비율'은 64.4%로 각각 집계됐다.

<결혼, 이혼, 재혼에 관한 견해>

특히 결혼적령기를 맞은 30대의 경우 61.7%가 혼전 동거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변했고, 74.5%가 외국인과 결혼해도 상관없다고 응답했다.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응답자도 22.4%가 나왔다.

결혼이 사회생활에 필수적이라는 인식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견은 지난 2008년 68%, 2010년 64.7%에 이어 올해 62.7%로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응답비율은 같은 기간 27.7%, 30.7%, 33.6%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특히 미혼남성의 60.4%가 결혼에 찬성했으나, 미혼여성이 결혼을 원하는 비중은 불과 43.3%에 불과해 상당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혼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이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비율은 2008년 58.6%, 2010년 56.6%로 점차 감소하다가 올해 48.7%로 급감했으나, 같은 기간 '이혼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은 31.9%, 33.4%, 37.8%로 증가했다.

미혼여성의 절반 이상(52.0%)은 경우에 따라 이혼을 할 수 있고,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응답했으며, 재혼 찬성비율은 남성(23.6%)이 여성(15.2%)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배우자에 대한 만족도는 남성(71.8%)이 여성(59.2%)보다 높았고, 부모에 대한 만족도는 남성(63.9%), 여성(64.2%)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으나, '배우자 부모'에 대한 만족도는 남성(57.4%)이 여성(44.1%)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사는 비중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부모, 자녀 동거비율은 33.7%로 2010년(35.3%)보다 1.6%p 감소했으나, 부모만 따로 사는 비율은 64.1%로 2010년(62.8%)보다 1.4%p 늘었다.

부모 생활비를 자녀가 제공하는 비율은 50.7%로 지난 조사보다 감소한 반면, 부모 스스로 해결하는 비율은 48.9%로 이전 조사보다 늘었다. 부모 노후 보장은 가족, 정부·사회가 함께 돌봐야 한다는 견해가 48.7%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가족(33.2%) 순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은 "부모 노후를 가족이 돌봐야 한다는 생각은 2008년 40.7%에서 2012년 33.2%로 감소해 부모 부양에 대한 의식이 빠르게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이 가장 고민 중인 문제는 공부(35.9%)이며, 이어 직업(22.1%), 외모(13.6%) 순으로 조사됐다. 청소년들은 고민 상담을 주로 ‘친구·동료(44.5%)’를 통해 해결하고 있으며 부모(24.0%), 스스로 해결(21.9%) 비율이 뒤를 이었다.

주목할 점은 부모 가운데서도 아버지와 고민을 상담하는 비율이 3.4%로 지극히 낮다는 점이다.

이는 가족 생계를 책임지는 '기러기 가장' 비율이 급격히 증가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남자 청소년들도 아버지와의 대화비율이 5.1%에 불과했고, 여자 청소년은 1.8%만 아버지와 대화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화단절 현상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는 전국 1만7424가구 표본가구 내 상주하는 13세 이상 가구원 3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