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합격수기]이재욱씨…서울시립대 세무학과 재학

1. 프롤로그

 안녕하세요. 49기 세무사가 된 이재욱이라고 합니다.

벌써 발표가 난지 2주가 지났건만, 제가 세무사가 된 것에 대해 아직까지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붙었다는 기쁨보다는 이제는 뭔가를 이루었다는 안도감에 요 몇 년간 없던 여유가 생기더군요.

이 공부를 하면서 마음이 편치 못했고 늘 스트레스에 시달려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보니 ‘내가 이것을 어떻게 해왔을까?’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합격하고 나면 새로운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았지만, 그런 것은 없었고 이때까지의 노고가 주민등록증과 같은 사각형의 모습으로 저에게 돌아올 뿐입니다. 허탈하기도, 회의가 들을 법도 하겠지만 짧지 않은 기간의 수혐생활은 저에게 좋은 경험이 됐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험생 여러분들이 이 시험을 시작하게 된 데에 그 동기는 모두가 다르지만 그 결실만은 모두가 같은 시험의 최종합격이기를 바라면서, 제가 이제껏 공부를 해온 바에 대해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아는 동생 혹은 동네 친한 형과 같이 한 잔 하면서 설명해준다고 생각해주시고 편하게 읽어주시기를 바라며, 그에 따라 저는 존대를 생략하고 에필로그에서 따로 뵙도록 하겠습니다.

2. 과정
1)1차 준비 : 09년 1월~5월

08년도에 회계학과 세법개론을 인강을 통해 한 번씩 듣고 그 해말에 재정학 기본강의를 들었다.

학교에서 경제학강의를 미리 들었기에 재정학을 듣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꼭 그렇지는 않았다.(뒤에서 과목별 공부방법에 대해 다시 말하겠지만 경제학을 안 들었다고 또는 잘 못한다고 재정학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데 그럴 필요는 없다는 것을 미리 밝혀둔다.)

강의를 다 듣고 나서 학교를 다니면서 할지 아니면 휴학을 하고 할지를 놓고 고민을 하게 됐다. 왠지 학교를 다니면서 공부를 해도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수업도 세무사 시험에 맞게 듣는다면 도움이 될 것만 같았다.

불타오른 의욕에 따라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겨 09년도 1학기를 맞이했고, 학교 후문 근처로 자취까지 하면서 5개월에 걸친 준비기간에 돌입했다.

 * TIP
수험생 중에도 이를 가지고 고민하는 사람이 있을 진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학교와 공부를 절대 병행하지 말라는 것이다. 시험 하나에만 신경 써도 될까 말까한 것이 우리네 시험인데 두 개를 같이 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그 당시 하루일과는 오전 8시 반에 일어나서 학교수업을 듣고 6시부터 시험공부를 했다. 원래는 수업이 끝나면 3시나 4시였지만 그날에 해야 할 과제가 있었기에 그걸 하느라 시간을 할애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6시부터 11시까지 미래학원 객관식 종합반 인강을 듣고(월, 화, 수 : 재무(원가)+상법 / 목, 금, 토 : 세법+재정학) 자취방으로 가는 시간까지는 그날 들은 인강을 복습했다.

인강은 4개 듣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더 듣자니 컨디션이 저하되고 물 먹은 스펀지마냥 축 처지는 기분이었기 때문이었다.

복습을 할 때는 가지고 있는 객관식 교제만을 봤다. 이론서에 있는 것이 객관식 책에 핵심만 요약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객관식 책에 있는 이론을 중점적으로 읽어보고, 외울 것은 인강 듣는 동안 표시한 것을 외웠으며 문제 푸는 것에 집중했다. 이론을 그냥 외우기 힘들기 때문에 문제를 풀면서 손에 익고 눈에 익어가면서 외웠다.

집에 가는 시간은 정하지 않았다. 적어도 2시 반 넘겨서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그날 하루하루에 주어진 양을 해결하려 했다.

처음으로 준비하는 것이었고 어디서 들을 조언이라는 것이 딱히 없던 나는 계획대로 하루하루 버텨 나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본 시험은 어떻게 봤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보는 내내 이번 시험에서 내가 되기는 어렵다는 생각만 들었을 뿐이다. 보고나서 다음날 으레 체점을 하지만 나는 하지 않았다. 하고 싶지도 않고 할 생각도 안 들었다. 어차피 결과는 기다리면 나올 것이고 내 실력으로 붙을 수 있기보다는 어느 정도 천운이 작용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운은 아무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었고 그렇게 힘들었던 09년 1학기가 끝났다. 생각해보면 첫 시도가 실패했던 것은 체력적인 문제와 시험 막판에 무너진 정신력에 있다고 본다.

2)재도약기 : 09년 여름방학 ~ 10년 4월

1차 시도가 실패로 끝났고 왜 그렇게 됐는지 알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고 내년 동차를 준비하기 위해 신촌에서 모 학원 특강을 들었다.

재무회계와 원가회계 그리고 세법을 모두 들으면서 그동안 내가 공부한 것이 얼마나 부실했고 09년에 시험에 붙는 것은 기적이었고 안 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더 열심히 공부했다.

7월 오전에는 재무회계를, 오후에는 원가회계를 들었고 8월 오전에는 세법개론을, 오후에는 원가회계를 들었다.

2학기를 다니면서는 이승원 선생님의 세무회계 수업을 듣고 학원에 가는 날이 아닌 날은 여름방학 특강에 들었던 수업과 세무회계를 복습했다. 그리고 11월에는 재정학을, 12월에는 상법 법조문을 보면서 객관식 종합반을 미리 준비했다.

10년 연초에는 09년 초와는 달리 인강 대신 실강을 들으러 종각으로 향했다.

실강을 고집한 이유는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 낫다는 개인 판단에서였다. 편리성은 인강이 낫지만 실강에서만 접할 수 있는 긴장감과 선생님들을 직접 보고 물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무엇보다도 모의고사를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모의고사는 객관식반이 끝날 때까지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봤고, 장난으로 본다든가 책을 보고 푼다든가 하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푸는 그 시간은 늘 실전처럼 문제를 풀었으며 점수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잘 나오지 않으면 더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잘 나오면 ‘모의고사는 모의고사일 뿐.’하고 방심은 하지 않으려 했다. 그랬기에 1차 시험을 치르면서 모의고사 덕을 톡톡히 볼 수 있었다.

객관식 종합반이 다 끝나고 나서도 학원에 나와서 수업 들을 때처럼 공부를 했다. 9시까지 나와서 학원이 문을 닫는 11시 30분까지 기존에 했던 객관식 문제집을 복습하고 계속 풀고 외우는데 주력했다.

그리고 학원에서 주관하는 전국모의고사에도 응시해서 마지막으로 내 실력을 점검하고 부족한 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극대화하는데 집중했다. 그 모의고사 성적이 아주 잘 나왔기에 놀랐고 뿌듯하기도 했다.

*TIP 2
회독 수에 집착하지 말고 시험을 치르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해라.  문제를 푸매 손이 저절로 왼손은 계산을, 오른손은 펜으로 계산과정을 적고 있다면, 적어도 그 문제에 대해서는 다 알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경지에 오르는 것은 자신이 하기 나름이니 회독 수에 집착하지 말자.

그 해 시험은 평이하고 군더더기 없고 깔끔하다는 평을 들었다. 나조차 문제를 풀 때 어렵다는 생각을 한 적 없었고 회계학을 풀 때는 학원에서 본 전국모의고사 같아 마음이 편했다. 다 보고나서는 작년처럼 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고 올해는 끝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마저 들었다. 그 기분에 안 하던 채점도 했고 평균 80이 넘는 점수로 아주 여유 있게 붙을 수 있었다.

3)세법학과의 만남 : 10년 4월 ~ 7월

여유 있게 붙은 1차이기에 동차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이 시절에 내 열정은 가득했고 패기는 하늘을 찔렀다.

동차를 하려고 세운 전략은 선생님들이 시키는 대로 잘 하자와 회계학 1,2에서 고득점을 하고 세법학 1,2,에서는 과락만 면해보자는 것이었다. 동차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다들 하는 전략이고 세법학 1,2의 악명이 높으므로 이에 대해 저렇게 대처를 한다면 분명 올해 안으로 합격함으로써 끝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세법학에 대해서는 전에 세법개론을 준비했던 것처럼 하면 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세법개론과 세법학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같은 세법이 이렇게 다를 수 있는지와 세무사는 쉽게 1차를 봐도 울면서 2차를 본다는 말이 세삼 새롭게 다가왔다. 세법학에서 다루는 세법이 세법개론에서 볼 수 없는 개별소비세, 조세특례제한법, 지방세와 깊이 있게 공부한 적이 없는 국세기본법, 법인세법, 소득세법과 부가가치세법 그리고 제대로 본 적 없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압도 됐고 두려움이 엄습했다.

결정적으로 세법학은 객관식이 아닌 서술형이고 모르면 못 쓰는 것은 당연하고 작가된 심정으로 단편소설을 집필해야 한다는 것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재무회계는 1차와 다르지 않았고 세무회계는 작년에 미리 해두었다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래서 원가회계도 1차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으나 많이 달랐다.

1차 준비할 적에는 자신 있게 문제를 풀고 어떤 문제가 나와도 두렵지 않았던 나였는데 2차 원가를 준비하면서 세법학에 꺾인 자신감이 밟혀버렸다. 뭔가 2차를 보기도 전에 지고 들어가는 듯 했다.

공부시간은 1차와 다르지 않았다. 수업을 듣고 점심을 먹고 나서 남은 시간은 그날 들은 수업을 복습하는 데 사용했다. 세법학 수업을 들었으면 점심을 먹고 중요하다고 표시한 것을 중점에 두고 진도범위를 5번씩 정독했다.

그리고 오전 오후 수업이 둘 다 있는 날에는 세법학을 1순위로 두고 가장 먼저 했고 하다가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집에 가면서 세법학을 보았다. 책이 두껍고 무거웠기에 알아서 근력이 길러졌다.

이렇게 했으면 점수가 잘 나와서 탄력받고 더 열심히 할 것인데 모의고사를 보면 세법학 점수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40점 안팎으로 점수가 왔다 갔다 했고 회계학은 시간이 부족하지는 않았는데 정확성이 떨어졌다.

그래서 모의고사를 보면 그날은 꽤 우울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렇게 해서 붙을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에 자신감을 잃어만 갔다. 아마 그 당시 내 바이오리듬을 본다면 월요일이 최악이 아니었을까.

그래도 한 가닥 희망이 있다면 세무사 2차 시험의 컷트라인이 40점에서 50점 사이라는 것이고 2차 종합반 내내 봤던 내 모의고사 점수를 생각한다면 붙을 수도 있겠다는 점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모의고사 보는 날은 나에게 병을 주고 약을 주는 날이 되어버렸다.

2차를 보는 날, 그 날은 그 해 여름을 통틀어 가장 더운 날로 기억된다. 무난하게 봤던 회계학 1과 1, 3, 4번을 다 풀고 합계표를 그려서 풀어야 했던 2번 문제를 반도 못 풀었던 회계학 2. 그리고 수업을 들으면서 이런 것을 배웠나 싶을 정도로 어려웠고 졸면서 썼던 세법학 1과 조세특례제한법에서 막판에 버렸던 부분에서 나왔던 세법학2. 보고나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다만 마음 한 구석에는 떨어졌다는 것을 내 스스로 기정사실화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일은 현실이 됐다. 세법학 2에서 과락이 내 발목을 잡았던 것이었고 과락과의 싸움은 합격한 올해 시험까지 나를 흔들어 댔다.

4)유예생 : 11년 1월 ~ 7월

11년 새해가 열리고 새로운 마음을 가지고 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장소를 바꾸어 보았다. 집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대학교 도서관을 이용하기로 결정하고 그곳으로 통학하기 시작했다.

세법학 강의가 1, 2월에 있지 않았기에 기존에 가지고 있던 모의고사 자료와 각종 판례 및 개정판 책으로 공부를 했고 특히 세법학2에 중점을 두었다. 이것 때문에 미끄러져봤으니 책을 씹어 먹겠다는 각오로 세법학 책에 있는 문제들을 풀면서 약하다고 생각되는 서술 연습을 많이 했다.

그러다보니 회계학에 투입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줄었기에 감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하루에 두 단원에서 세 단원씩 풀었다. 풀면서 나의 문제인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애를 썼다. 계산기를 쓰고도 계산을 틀린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썩 달가운 것은 아니었다.

학원에 수업이 열리기 전, 세무사를 준비하는 아는 형의 제안으로 원래 공부하던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서 같이 공부를 했다. 회계학은 혼자해도 무리가 없지만 세법학은 그 양이 많고 어려우니 이것에 한해서는 스터디를 하기로 하고 이틀에 한 번씩 범위를 정하고 제비로 주제를 뽑아 그에 대해 서술하는 연습을 했다.

서로 쓴 것을 돌려보면서 부족한 점을 체크해주고 잘 쓴 것은 격려를 하면서 세법학에 차츰차츰 적응해 나아갔다. 작년에는 앞만 보고 무작정 쓰는 것을 목표로 했다면 이번에는 어떻게 쓸지를 고민하고 양을 조절해 시간배분도 할 수 있었다.

3~4월에는 정정운 선생님의 세법학 모강을 들었다. 일주일에 진도별로 세법학1 ,2를 훑을 수 있고 문제를 직접 풀고 그 자리에서 해설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러면서 내 서술실력은 점차 향상됐다.

5월과 6월에는 회계학 1 수업을 들으면서 모의고사로 내 실력을 체크해 나갔다. 원가는 일정하게 점수가 나왔지만 재무에서 점수가 들쭉날쭉한 것이 영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작년에는 회고세저(會高稅低)였지만 이번에는 회중세중(會中稅中)이 된 상황…. 나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세법학이 과락이라 안 됐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회계학에서 점수를 나누어서 세법학에 온다면 올해야 말로 끝낼 수 있는 적기라고 여겼다.

작년에 안 된 것에는 이유가 있으니 이를 보완하고 회계학에서 작년처럼 점수만 나온다면 드디어 수험생활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폭탄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터져버렸다. 11년 2차 시험 회계학2에서 과락이 나왔다. 그렇게 끝나버렸다.

5)3차생 : 12년 1월 ~ 4월

일단 모 독서실에 입실을 신청했다. 입실하고 나니 독서실이 편했고 주위 수험생이 공부를 하니 내가 열심히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반드시 붙어서 나가겠다고 결심했다.

3월에 시험 접수라 일정이 빡빡해졌다. 토익을 다시 봐야했기 때문이다. 토익하랴, 1차 과목 다시 하랴 1월과 2월은 빠르게 지나갔다. 700을 넘겼기에 2월부터 편해질 수 있었는데 이때 넘기지 못했으면 2월도 1월처럼 집중하는데 크게 애를 먹었을 것이다.

6) 1차 3번, 2차 3번 : 12년 4월 ~ 7월

다시 2차 종합반을 신청하고 작년에 정리해 두었던 서브노트를 자체적으로 개정하고 나서 중점적으로 읽고 다시금 내용을 머리에 정리해 두었다. 그리고 나에게 과락을 안긴 회계학2에 대해서는 2차 종합반 교재 외에 다른 교재도 사서 강의 진도에 따라 맞추어서 같이 풀어 나아갔다.

그 당시 생각하기를 나의 당락을 좌우했던 과목이 회계학2와 세법학2였다. 회계학1이나 세법학1은 과락이 나온 적이 없었고 재미없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 나에게는 나의 평균을 끌어올려줄 과목인 것이었다. 작년에 세법학2는 50을 상회했었다. 그렇다면 내가 조심해야 하는 것은 회계학2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래서 교재 외에 다른 교재도 풀면서 작년과 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해 애를 썼다.

1차를 준비할 때는 불안감과 초조함이었다면 2차를 다시 준비할 때는 마음이 편했다. 작년만 해도 했던 것이고 올해 1차를 처음으로 통과한 수험생과는 분명히 나와 차이가 있을 것이며 이번 유예생보다 내가 실력으로 보면 더 나을 것이라는 분명 근거 있는 자신감을 가졌다.

무엇보다도 가장 든든했던 것은 내가 직접 만들고 매일매일 보던 서브노트였다. 그래서 첫 동차시절, 유예시절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고 준비를 했다.

공부시간은 다르지 않았다. 언제나 그랬듯 수업을 듣고 복습이고 문제를 풀고 서브노트를 읽으면서 외우고 또는 눈으로 보면서 외우고…. 늘 같은 것만 하는 수험생활에서 반복하고 숙달이 되고 완전히 체득하여 어떤 문제가 나오더라도 응용을 할 수 경지로 다가갔다. 시험 날이 가까워질수록 안 되면 내 인생은 올해에 죽는 것으로 끝날 것이라는 극단적인 생각도 나에게는 더욱더 채찍질을 할 수 있도록 작용했다.

2차 시험은 성동공고에서 보았다.

1교시 회계학1은 무난했다. 지분법이 나왔던 작년에 비하면 올해 금융비용자본화 및 리스는 너무 쉬운 주제였다. 그래서 다 풀고 나서도 틀리면 위험할 것 같아서 시험지를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고 계속 점검을 했다. 그 덕분에 잘 못 풀었던 것을 건져서 맞게 풀 수 있었다.

2교시 회계학2는 1번 표를 그리는 것을 빼면 평이했다. 그래서 푸는 내내 작년과 너무 비교가 됐다. 그래서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1교시처럼, 문제 하나를 틀리면 나에게 미래는 있을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오후 내내 봤던 세법학. 아는 대로 쓰고 책에 내용에 있는 것처럼 비슷하게 써내려갔다. 그동안 공부했던 모든 지식을 그동안 나와 동고동락했던 펜으로 분량을 채워갔다. 어렵다고 생각되는 것은 없었다. 그랬기에 49회 시험은 커트라인이 높았고 내가 포기의 유혹에 있을 때 주위에서 만류해주고 다시 하도록 나를 인도하여 이렇게 수기를 쓰도록 하는 중이다. 49기 세무사로서 말이다.

3. 과목별 공부하는 방법

1) 1차과목 : 재무회계, 원가관리회계, 세법개론, 재정학, 상법

①재무회계+원가관리회계
처음 공부할 때 개념을 이해하고 계산기를 두드릴 생각보다는 어떻게 계산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는 것이 좋다. 계산기 많이 두드린다고 붙는 것이 아니다. 정확하게 두드려서 정답을 구하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일단은 기본개념에 충실할 것을 당부한다. 처음보는 개념에 낯설기 때문에 적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이 수업시간에 풀었던 문제의 계산을 따라가 보면서 이것은 이래서 이렇고 저것은 저래서 저렇다는 것을 손으로 쓰면서 해야 한다.

수험생 중에 계산하는 것을 눈으로 따라가면서 이래서 이렇다고 넘어가게 되면 다음에 그와 비슷한 문제를 보게 되면 풀기가 어렵다. 누가 뭐래도 회계는 직접 계산해보면서 그 과정을 씀으로써 나에게 각인을 시키는 것이다.

②세법개론
수험생의 원성이 가장 높은 과목이다. 이 과목의 휘발성은 아주 빨라서 뒤의 것을 보다보면 앞의 것을 잊어버릴 정도이다. 그리고 내 머리가 얼마나 나쁜지 알아 볼 수 있는 과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법개론만큼 시간투입 대비 효과가 나오는 과목이 없다. 지속적으로 잊어버리면 그 이상으로 보면 되는 것이고 그것을 찾는 과정이 하나의 공부인 것이다.

초기 시간투입이 크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외우고 수업을 따라가 다보면 나중에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르게 된다. 그때는 술 마시다가도 생각이 나고 가족을 보면 소득공제를 하게 된다.

수험생 여러분들은 앞으로 회계보다 세법으로 먹고 살 것인데 벌써부터 세법개론에 질려버리고 미워하게 되면 세무사가 될 수 없다. 세법을 해야만 세무사가 된다.

③재정학
위에서 말했듯이 경제학을 들었든 듣지 않았든 재정학을 하는데 차이는 없다. 다만 기본개념을 받아들이는 데서 그 차이가 발생할 뿐 시험 보기 전에는 서로 비슷한 경지에 오르게 된다. 게다가 강의를 하시는 분들이 기본개념을 다 알 것이라고 생각하고 강의를 하시지는 않는다. 다 설명해 주시고 몰라서 질문을 하러 가면 설명을 해주신다.

재정학을 함에 있어서 계산문제를 잘 풀어야 안정적인 점수를 확보할 수 있다. 외부성과 공공재/ 조세의 전가와 귀착/ 조세의 초과부담 및 최적과세론은 계산으로 문제가 나오기 참 좋다. 그러므로 그래프 그리기와 계산에 숙달되도록 부단한 연습이 필요하다. 나머지 부분은 다 외워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풀 수 있다.

④상법
재정학과 상법의 차이는 계산이 있고 없고의 차이일 뿐이다. 공통점은 둘 다 외워야 하고 두 과목의 합계가 140점 이상은 나와야 안정적으로 붙을 수 있다.

상법은 세법개론과 마찬가지로 법이다. 기본 교재에서 나오는 개념을 숙지하고 문제를 푸는데 꼭 법전을 옆에 두고 풀어주고 채점할 때는 틀린 부분을 법전으로 찾아보고 표시를 해주기를 바란다.

우리네 상법은 법조문에서 나오기 때문에 법조문의 문구에 익숙하지 않으면 실수할 가능성이 있다. 반드시 법조문을 끼고 자주 보면서 눈에 익혀두었으면 한다.

판례에 대해서는 수업시간에 다루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 그 이상이 나온 것을 내가 시험보는 동안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1차는 많이 읽고, 많이 계산해보고, 많이 외운 사람이 붙는 시험이다. 그러니 읽음과 계산에 몇 회를 해야 한다는 제한은 존재하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고 부단하고 꾸준히 할 것을 당부한다.

2) 2차 과목 : 회계학1, 회계학2, 세법학1, 세법학2

①회계학1

재무회계는 1차나 2차나 크게 차이는 없다. 객관식이 서술형이 됐다는 것뿐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서술형에 풀이 과정을 남기고 답만 제대로 도출해 내면 된다.

다만 원가에서 차이가 있다. 1차와 2차의 갭이 큰 것은 문제 사이즈가 커버리는 것에 있고 1차에서는 개념의 깊이가 얕다면 2차는 깊은 편이다. 특히 표준원가에서부터 변동원가 및 CVP를 비롯한 관리파트 전부가 그러하다. 그래서 공부를 할 때 1차 때 잘 봤으니 2차도 잘 할 것이라는 생각은 어느 정도 접어두고 문제를 풀기 전에 문제에서 제시하는 자료를 수집하고 적재적소에 이용할 수 있도록 연습해 두어야 한다.

②회계학2
세무회계라고 불린다. 법인세 2문제, 소득세와 부가가치세가 각각 1문제씩 출제가 된다. 문제의 크기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나 그래도 회계사 세무회계에 비하면 큰 편이다.

그래서 문제를 풀다가 모르겠다고 해서 답을 바로 보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시험장 가서는 답을 볼 수가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연습하는 중에는 틀려도 되니 처음부터 끝까지 매조지 해보는 것을 강력히 권한다.

이것이 익숙해지면 정확도를 높여서 점수를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법인세법에서 나오는 몇 가지 표들은 반드시 어떻게 그릴 줄 알아야 한다.

③세법학1
 국세기본법, 법인세법, 소득세법, 상속세및증여세법을 모아서 세법학1이라고 칭한다. 1차를 처음 붙은 수험생이 낯설지 않게 다가가는데 그 이유는 1차에서 국세기본법, 법인세법, 소득세법을 하고 왔기 때문이다. 다만 세법학에서는 그 깊이가 깊어 학설이나 판례도 알아두어야 한다.

세법학1은 개념을 적는 문제보다는 사례형 문제가 많이 나오니 개념에 충실하게 공부해야 한다.

④세법학2
부가가치세법, 개별소비세법, 지방세법, 조세특례제한법을 모아서 세법학2라고 한다. 세법학1보다 세법학2가 어려운 이유는 부가가치세법 외에 수험생들이 공부를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조세특례제한법은 그 양이 많고 방대해서 어디서 무엇이 출제될지 예상하기 어렵다.

세법학2는 세법학1과 달리 외우지 못하면 쓸 수 있는 것이 없다. 여백의 미는 우리네 시험에서는 필요하지 않으니 신경 써서 외워야 함을 당부한다.

 * 세법학에서만큼은 서브노트를 만들어 둘 것을 당부한다. 처음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나 시험이 다가올수록 본인에게 유용하고 유익하다. 만들면서 머리에서 정리가 되고 옮겨 적으면서 다시금 머리에서 정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교재

■회계학
1차 : IFRS 중급회계(신현걸, 최창규, 김현식 공저) IFRS 객관식 재무회계(동저), 원가관리회계(김용남 저), 객관식 원가관리회계(동저)
2차 : 세무사 재무회계연습(동저), 세무사 원가관리회계연습(동저)

■세법
1차 - 세법개론(임상엽, 정정운 공저), 객관식 세법(이승원, 이승철 공저),
2차 - 세법학1, 세법학2(정정운 저), 세무회계연습(이승원, 이승철 공저), 세무회계 리뷰(강경태 저)

■재정학, 상법
재정학연습(정병열 저), 상법(오수철 저), 객관식 상법(동저), 상법전(동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