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의 루시 고 판사가 양측에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은 불필요한 자료 제출을 자제해 줄 것을 통보했다.
IT전문 보도매체인 씨넷은 루시 고 판사가 삼성의 기기에 대해 수입금지를 요구하며 제출한 증거서류가 과도하게 많아 쟁점을 흐리고 있다며 불필요한 증거자료 제출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 판사는 중복되고 불필요한 자료가 끊임없이 제출되고 있다며 법률적 검토에 필요하거나 사실관계 판단에 도움이 되는 자료만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양측 변호인단이 제출하는 증거 자료에 대한 정확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자료를 지나치게 제출해 심리를 방해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재판이 진행되던 지난해 8월에도 두 회사의 변호사 군단에 의해 제출된 많은 증거자료에 그녀와 비서가 완전히 압도되어 도대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한 적이 있다.
고 판사는 애플의 마케팅 담당 필 쉴러 이사와 애플의 손해액을 산정한 테리 무시카가 증거자료로 제출한 10개의 증거서류 중 4개는 완전히 배제되었으며 6개는 대부분을 제외시켰다.
그 서류들이 애플이 주장한 수입 금지를 요청한 삼성전자의 기기와 어느 정도의 관련성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루시 고 판사는 기기의 많은 기능 중 일부가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애플의 주장을 기각했다.
소송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미 삼성은 애플과의 화해를 시사했으나 애플은 이러한 화해 제스처를 거부했다. 이와 함께 애플은 핵심특허라 할 수 있는 대부분의 기능특허에 대해 잠정 무효 판결을 받은 상태다.
애플과 삼성의 소송은 그동안의 과정은 복잡했으나 상당히 정리된 상태로 판단된다. 즉 애플이 주장하는 대부분의 기능특허는 무효화 단계에 있고 삼성전자가 주장한 표준특허에 대해서도 침해가 인정되지 않았다.
현재 남아 있는 핵심쟁점은 디자인 특허에 대한 침해여부다. 그러나 이미 지난해 8월 배심원들은 삼성전자의 디자인특허 침해를 인정해 배상을 결정한 상태다. 담당 판사도 삼성의 특허 침해는 인정하는 분위기로 배상액 결정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말 미국 배심원단은 삼성전자가 애플에 10억5000만 달러 배상을 평결했으며 애플은 이에 더해 5억 달러를 추가로 요청하고 있고 삼성은 부당하다며 6억 달러 이상의 손해배상액 감면을 주장하고 있다.
루시 고 판사는 삼성전자가 판매한 해당 제품의 판매량 공개를 명령했으며 이는 손해액 산정을 위한 단계에 돌입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세기의 특허 전쟁이 종결수순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